"훔쳐 간 美자산 반환할 때까지 충격 가할 것"
와일스 "트럼프, 마두로가 항복할 때까지 압박"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유조선을 전면 봉쇄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우리 자산을 훔치고 테러, 마약 밀수, 인신매매 등 수많은 사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오늘 베네수엘라로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완전하고 철저한 봉쇄를 명령한다"고 했다.
베네수엘라가 역대 최대 규모 함대에 완전히 포위됐다며 "미국으로부터 훔쳐 간 모든 석유, 토지 및 기타 자산을 반환할 때까지 함대를 더욱 확대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충격을 그들에게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은 약탈한 유전에서 나온 석유로 정권을 운영하고 마약 테러, 인신매매, 살인, 납치 등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는 과거 미국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석유 프로젝트를 강제 국유화하고 GM 공장 등 미국 기업 자산을 몰수·압류 했는데, 이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고조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카리브해와 동태평양 해상에서 마약 밀수선 혐의로 선박을 20여 차례 공격했다. 일련의 공격으로 약 100명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 국방부는 이어 마약 밀매 방지 작전 일환이라며 카리브해와 태평양에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포함해 군함 12척과 항공기, 병력 1만5000여 명을 투입했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 '스키퍼'를 억류했다.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차단해 자금줄을 끊으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마두로의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미군 병력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련의 공격이 압박이 미국으로 마약이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한 것이라고 명분을 들고 있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마두로 정권 축출인 것으로 보인다.
수지 와일스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공개된 배니티페어와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마두로에 대한 광범위한 압박 캠페인 일환"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가 항복할 때까지 계속 배를 폭파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압박은 의회에서 저지될 가능성이 있다. 전쟁권한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 행위에 군대를 투입하기 전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와일스 비서실장도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육상 작전을 승인한다면, 그건 전쟁이므로 의회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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