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400만대 도난 방지장치 무상 장착 합의

기사등록 2025/12/17 04:36:54 최종수정 2025/12/17 04:58:24

도난 증가에 美 차량 보안 리트로핏

[리틀턴(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 지난 2021년 9월12일 미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현대차 대리점 밖에 2022년형 산타페 SUV가 줄지어 서 있다. 2025.12.17.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차량 400만여대에 도난 방지 장치를 추가하기로 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지역방송 WJLA 등에 따르면 미국 35개 주(州) 검찰총장(법무장관)은 현대차와 기아가 업계 표준 도난 방지 기술이 없는 수백만대 차량을 판매해 미국 전역에서 차량 절도와 무단운전 사건이 급증하자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앞으로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차에 엔진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 기술을 장착하기로 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 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어, 동일한 코드를 가진 신호가 포착되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WJL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기아 차량 가운데 이 기술이 장착된 비율은 26%에 그쳤다. 같은 기간 다른 제조사 차량의 장착률은 96%에 달했다.

이 때문에 절도범들이 점화 실린더를 쉽게 우회할 수 있었고 이런 수법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절도 사건이 급증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대상이었던 차량을 포함해 조건을 충족하는 차량의 소유자와 리스 이용자에게 아연 보강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도 무상 제공한다.

또 절도 범행으로 차량이 훼손된 소비자들에게 최대 450만달러를 배상하고 주정부들의 조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추가로 450만달러를 각 주에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3년 2월 미 교통 당국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도난 방지 대책을 보고했지만, 미네소타주를 비롯한 여러 주 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양사의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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