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박상후 교수, 12배 늘려도 전기 잘 통하는 액체금속 잉크 개발
신축성 메타물질 구현…웨어러블·스텔스 기술 활용 기대, 국제학술지 게재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은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와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박상후 교수팀이 액체금속 복합 잉크(LMCP)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전자기파를 흡수·조절·차폐할 수 있는 '차세대 신축성 클로킹(cloaking)'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클로킹은 물체가 있어도 레이더나 센서 같은 탐지 장비에는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술로 스텔스 기술의 기반이다.
클로킹 기술을 구현하려면 물체의 표면에서 빛이나 전파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금속 재료는 딱딱하고 잘 늘어나지 않아 억지로 늘리면 쉽게 끊어지는 한계가 있어 몸에 밀착되는 전자기기나 자유롭게 형태가 변하는 로봇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이번에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원래 길이의 최대 12배(1200%)까지 늘려도 전기가 끊어지지 않고 공기 중에서 1년 가까이 지나도 녹슬거나 성능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 높은 안정성을 보인다.
특히 기존 금속과 달리 이 잉크는 고무처럼 말랑하면서도 금속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는 잉크가 마르는 과정에서 내부의 액체금속 입자들이 서로 연결돼 그물망 같은 금속 네트워크 구조를 스스로 형성하기 때문이다
'메타물질'인 이 구조는 잉크를 활용해 아주 작은 무늬를 반복적으로 인쇄, 전파가 해당 구조를 만났을 때 설계된 방식대로 반응토록 하는 인공 구조물이다. 이를 통해 액체처럼 유연하면서도 금속처럼 튼튼한 성질을 동시에 갖게 된다.
제작 방법도 간단해 고온으로 굽거나 레이저로 가공하는 복잡한 공정 없이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붓으로 칠한 뒤 말리기만 하면 된다.
또한 액체를 말릴 때 흔히 발생하는 얼룩이나 갈라짐 현상이 없어 매끄럽고 균일한 금속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이어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 전파를 흡수하는 성질이 달라지는 '신축성 메타물질 흡수체'를 세계 최초로 제작했다.
잉크로 무늬를 찍은 뒤 고무줄처럼 늘리기만 하면 흡수하는 전파의 종류(주파수 대역)가 달라져 이 기술은 레이더나 통신 신호로부터 물체를 더 잘 숨길 수 있는 클로킹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
신축성과 전도성, 안정성, 공정 단순성, 전자기파 제어 기능을 동시에 만족하는 획기적인 전자소재 기술로 평가받는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스몰(Small)' 10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김형수 교수는 "복잡한 장비없이 프린팅 공정만으로도 전자기파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기술은 앞으로 로봇의 피부, 몸에 붙이는 웨어러블기기, 국방분야의 레이더 스텔스 기술 등 다양한 첨단기술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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