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급변·중국 성장세 둔화 작용해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해지는 중국 시장, 경기 침체, 불안정한 미중 관계에 직면하면서 현지 사업을 인수할 사모펀드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포츠용품 소매업체 데카트론,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 커피 전문점 피츠·코스타, 편의점 체인 로슨, GE 헬스케어 등은 중국 사업 부문의 매각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매출이 24억 달러(약 3조5400억원)에 달하는 GE헬스케어는 비교적 큰 카브아웃(carve-out) 거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하겐다즈는 올여름 매각을 내놓은 중국 매장 약 400곳에 대해 아직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다만 FT는 데카르톤과 GE헬스케어가 중국 시장 투자를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으며 로슨 역시 자사 지분 매각을 둘러싼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사업 재검토 배경에는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관계가 급변하는 데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더 빠르고 현지 환경에 잘 적응한 토종 기업들이 부상하면서 사업 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많은 외국계 기업이 중국 사업에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가 지난 9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사업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 비율은 4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원사들은 가장 큰 부담으로 미중 갈등을 꼽았다.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도 뒤를 이었다. 장기적인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섣불리 지갑을 열지 않는 점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한편, 사모펀드가 중국 사업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사례로는 2017년 칼라일의 맥도날드 중국 법인 인수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칼라일은 당시 중국 사업 지분 전체(28%)를 3억 달러(약 4400억원)으로 확보해 지난해 맥도날드 본사에 18억 달러(약 2조 6500억)로 되팔았다.
칼라일은 경영진이 본사가 아닌 현지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이사회를 개편하고, 본사 차원에서 주저해왔던 메뉴 변경을 추진하면서 성장 정체 단계에서 벗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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