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판에도…환율, 소폭 오른 1477.0원 마감

기사등록 2025/12/16 16:12:41 최종수정 2025/12/16 17:08:24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090.59)보다 91.46포인트(2.24%) 내린 3999.13에 장을 마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38.83)보다 22.72포인트(2.42%) 하락한 916.11에 거래를 종료,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71.0원)보다 6.0원 오른 원에 마감했다. 2025.12.16. myjs@newsis.s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국민연금이 고환율 소방수로 등장했지만 환율은 되레 올랐다. 인공지능(AI) 거품론에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규모로 이탈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 국민연금 등의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 수급 불안에 환율이 단기간 진정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는 전일대비 6.0원 오른 14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종가(1471.0원)보다 3.0원 내린 1468.0원에 개장했지만 결국 상승 마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새벽 환율은 한때 12월 장중 최저점인 1462.4원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1460원대로 내려온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일(1466.9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국민연금이 동원되면서다.

하지만 국민연금 등판 영향력은 이틀째 이어지지 못했다. 전날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올해 말 만료 예정이던 연간 650억 달러 규모의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거래를 2026년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 매입을 위해 달러가 필요할 때,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먼저 공급받고 나중에 다시 상환하는 구조다. 외환스와프를 활용하면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지만,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실제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예정돼 있던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기간을 내년까지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전략적 환헤지 10%에 전술적 환헤지 5%를 더해, 최대 15% 비율까지 환헤지를 적용할 수 있다. 해외 투자자산에 환헤지를 적용하면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환헤지를 탄력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환헤지 기준이 시장에 노출되며 투기적 거래를 자극했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에는 환전 시점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시장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급 불안 해결없이 국민연금 등장 만으로 시장 불안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해석과 함께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가 환율을 자극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2.24% 내린 3999.13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1일(3920.37) 이후 첫 4000선 아래다.

AI 거품론이 재부각되면서 위험 회피 성향이 짙어진 결과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조1379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294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4367억원을 사들였다.

국민연금의 등장도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재료라는 평가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은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전략적 환헤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스와프 연장은 실무자 간 협의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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