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골 정선서 시작된 'AI행정' 혁신…전 부서 활용

기사등록 2025/12/16 15:24:35

전국 최초 'AI 전 부서 활용'…공모전으로 가능성 증명

정선군 AI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장예현 주무관의 정선군 캐릭터 ‘와와군과 친구들’.(사진=정선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도 산골 동네 정선에서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현실 앞에서 정선군은 사람이 줄어드는 시대에 행정의 힘을 키우는 방법으로 인공지능(AI)을 선택했다.

16일 정선군은 2025년 3월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을 전 부서 업무에 활용하는 '팀 플랜(Team Plan)' 체계를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 자료 정리, 정책 설명, 홍보 기획까지 AI를 행정의 '보조 인력'으로 활용하며, 작은 조직의 한계를 기술로 보완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연장선에서 정선군은 최근 '2025년 정선군청 공직자 생성형 AI 공모전'을 열고, 공직자들이 직접 AI를 활용해 군정 홍보 영상을 제작하도록 했다.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 보고 부딪히며 익히는 실전형 실험이었다.

공모전에는 17개 부서에서 총 27편의 영상이 출품됐다. 공직자들은 글을 쓰고, 그림을 만들고, 음악과 영상을 합치는 과정에 AI를 활용하며 기존의 홍보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결과물을 선보였다.

"AI가 어렵다"는 인식 대신 "써보니 행정에 활용성과 효율성이 높다"는 경험을 공유한 셈이다.

심사는 내부 직원과 외부 AI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였다. 단순한 기술 자랑이 아니라, 정선이라는 지역을 얼마나 잘 담아냈는지, 메시지가 시민에게 잘 전달되는지가 주요 평가 기준이 됐다.

대상은 기획관 장하웅 주무관이 차지했다. '과거와 현재가 손잡고 미래로 나가는 정선'을 주제로, 정선의 주요 정책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풀어낸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AI가 만든 영상과 음악을 활용해 정선의 어제·오늘·내일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최우수상은 세무과 장예현 주무관, 민원과 박지후 주무관, 산림과 조대현 주무관에게 돌아갔다.

장 주무관은 정선군 캐릭터 '와와군과 친구들'을 앞세워 관광지를 소개했고, 박 주무관은 정선을 게임처럼 즐기는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조 주무관은 정선의 조형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영상을 구현해 AI의 상상력을 행정 홍보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예상보다 많이 나오면서, 군은 당초 계획보다 시상 인원을 늘려 총 8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AI 활용이 일부 직원의 특기가 아니라, 조직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다.

이대성 정선군 데이터통계팀장은 "이번 공모전은 공직자들이 AI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실제 업무에 쓸 수 있는 도구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도록 했다"며 "앞으로 수상작을 군 공식 SNS와 유튜브에 활용해 정책과 정선의 매력을 더 쉽고 친근하게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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