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다드 토바고, 美에 공항 접근 허용…베네수 "속국 행위"

기사등록 2025/12/16 16:59:54

"타국 공격 위한 발판으론 사용 안 될 것"

베네수 "트리니다드, 美의 유조선 나포에 가담"

[AP/뉴시스] 미 해군 구축함 그레블리함이 지난 10월 26일(현지 시간) 군사 훈련을 위해 트리니다드 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에 입항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15일 미군이 자국 공항에 접근하는 걸 허용했다. 2025.12.16.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군사 압박을 고조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근접 카리브해 도서국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미군이 자국 공항에 접근하는 걸 허용했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리니다드 토바고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 최근 레이더 시스템 설치에 따라 향후 몇 주 내로 미군의 자국 공항 접근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외무부는 "미국이 물류 측면 성격의 활동, 즉 보급품 보충과 정기적인 인원 교체를 용이하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레이더가 지역 범죄 퇴치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라며, 다른 국가를 공격하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베네수엘라로부터 불과 11㎞ 떨어져 있다.

베네수엘라는 즉각 반발하며,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미국이 자국 유조선을 나포하는 데 가담했다고 맹비난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캄라 퍼사드비세사르 트리니다드 토바고 총리가 속국 행위를 해 나라를 미국 제국의 항공모함으로 전락시켰다"고 힐난했다.

이어 "총리는 취임 이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적대적 의도를 드러냈으며, 여기엔 베네수엘라 원유 수송선을 표적으로 삼기 위한 미군 레이더 설치도 포함된다"며 "베네수엘라는 어떤 식민 세력이나 그 추종자들이 신성한 국가 주권과 발전 권리를 위협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양국 천연가스 공급 관련 모든 협정, 계약 또는 협상을 즉시 종료한다고 밝혔다.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유조선 나포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미 해양경비대 대원으로 추정되는 요원들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 억류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 엑스 갈무리) 2025.12.16. *재판매 및 DB 금지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지난 10월 미국의 제재 면제로 토바고 인근 베네수엘라 해상에 위치한 가스전 개발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미국 군함이 트리니다드 수도에 정박하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협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마약 밀수선을 근거로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공습으로 최소 87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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