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청, 韓 우주과학탐사 로드맵 발표…5대 분야 임무 설정
미세중력 활용한 우주 공장 구축…독자 달 착륙·자원 채굴 추진
L4 탐사부터 20년 뒤 화성 착륙도 도전…'SKA' 망원경 건설도 참여
우주항공청은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우주과학탐사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우주항공 5대 강국 입국을 위한 인류지식과 우주경제 영토 확장'을 비전으로 ▲저궤도·미세중력 ▲달 탐사 ▲태양 및 우주과학 ▲행성계 탐사 ▲천체물리 등 5대 핵심 분야의 구체적인 임무와 추진 전략을 담고 있다.
우주청은 이번 로드맵을 통해 단순한 과학 탐구를 넘어 미래 경제의 핵심 분야로 부상한 우주 산업을 선점하고, 글로벌 우주 패권 경쟁에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저궤도·미세중력 : 2030년 '우주 공장' 시대 연다…지구 재진입 및 회수까지
우주청은 먼저 지구 저궤도를 우주 제조 및 미세중력 활용을 위한 '신산업 실증 공간'으로 육성한다.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해 신소재 개발, 우주 의학 연구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475억원을 투입해 '우주소형무인제조플랫폼실증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 이 사업을 통해 발사부터 실험·제조, 지구 재진입 및 회수까지 우주 환경에서의 전주기 제조 플랫폼 기술을 실증할 계획이다.
단계적으로는 1단계에서 우주 제조 및 미세중력 활용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2단계에서 저궤도 우주제조 설비 및 생산기술을 확보한다. 3단계에 이르면 저궤도 우주 공장을 구축해 우주 제품 생산을 본격화하고 유인 임무 지원까지 나선다.
◆달 탐사 : 2032년 독자 기술로 달 착륙…'달 경제 기지'도 구축
달 탐사 분야에서는 독자적인 달 도달 기술을 확보하고, 자원 활용(ISRU)을 통해 '달 경제 기지'를 실현한다.
우선 2032년 달 착륙선에 탑재될 로버 개발과 달 표면 이동 기술 실증에 나선다. 달 착륙선 개발 사업에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5303억원이 투입되며, 1.8톤급 착륙선을 독자 개발해 달 표면 연착륙을 실증한다.
이후에는 달 기지 건설과 자원 추출을 본격화한다. 달의 물과 광물 자원을 탐색·추출·저장하는 플랜트를 구축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35m 심우주 안테나 고도화, 지구-달 광대역 통신 역량 확장, 달 표면 통신 및 항법(LNT) 시스템 구축, 달 기지 전력망·원자력 발전소 및 달 기지 착륙장 구축 등 지속 가능한 달 경제기지 인프라를 완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태양 및 우주과학 : 세계 최초 'L4 지점' 탐사선 도전
태양 및 우주과학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L4 지점(라그랑주 4점)'에 관측 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가 핵심이다.
L4 지점은 태양 활동 모니터링에 유리한 위치로, 특히 태양 방사선 발생 지역 관측에 최적화돼 있어 우주 환경 예보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 우주청은 이곳에 우주 환경 예보 시스템과 심우주 광통신 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지점 태양 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AI(인공지능)를 연계한 독자적 수치 모형을 개발해 안정적인 우주 환경 예보 체계를 확립한다. 이는 향후 유·무인 심우주 탐사선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될 전망이다.
심우주 탐사의 최종 목표는 2045년 화성 착륙이다. 우주청은 태양계 형성과 생명체 기원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고, 독자적인 심우주 탐사 역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우선 2035년까지 화성 궤도 진입 기술을 확보하고, 2045년에는 착륙 기술을 완성해 무인 탐사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화성 탐사선을 보호할 열 차폐판과 초음속 감속 낙하산, 역추진 엔진 등 진입·하강·착륙(EDL)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 .
화성에서의 장기 임무 수행을 위한 에너지원 확보 차원에서 100W급 원자력 전지 및 히터 개발도 추진된다. 또한 화성 토양과 대기를 활용해 산소와 물, 메탄 등을 생산하는 현지 자원 활용(ISRU) 기술과 우주인 생존을 위한 스마트팜, 우주 의학 등 생명 유지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
◆천체물리 : 인류 최대 전파망원경 건설 참여…韓 우주망원경도 독자 개발
천체물리 분야에서는 지상과 우주를 아우르는 첨단 관측 인프라를 구축해 인류의 우주 지평을 넓힌다.
한국은 인류 최대 규모의 전파망원경 건설 프로젝트인 'SKA(Square Kilometre Array)'에 참여한다. 2025년부터 2031년까지 483억원을 투입해 건설 및 운영 분담금을 납부하고, 국내 산업체가 건설 부담금의 약 70%(약 130억원)를 수주하도록 해 기술력을 입증할 예정이다 .
또한 지상망원경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형 우주망원경을 독자 기획·개발한다. 장기적으로는 달 기지에 망원경을 설치해 심우주 관측 한계를 극복하고,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등 천문 우주 난제 해결에 도전한다.
노경원 우주청 차장은 "이번 로드맵을 보면 5개 주요 분야에 모두 신산업 창출이 포함돼있다"며 "지금까지 우주 경제에 있어서는 우주수송과 인공위성, 즉 발사체와 위성을 통한 메커니즘을 많이 고려했다면 앞으로는 우주과학탐사가 신산업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우주경제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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