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교통대 통합 결렬 고창섭 총장 '인책론' 부상

기사등록 2025/12/16 16:54:08

"구성원 신뢰 잃은 총장 사퇴해야 대학 안정화, 통합 재논의"

교수들 "사퇴하지 않으면 학사 행정 보이콧" 강경 대응 예고

고창섭 충북대 총장

[청주=뉴시스] 김재광 기자 = 충북대학교와 한국교통대 통합 결렬의 책임을 지고 즉시 사퇴하겠다던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조건부 사퇴로 입장을 선회하자 학내에 파열음이 일고 있다.

고 총장이 두 대학 통합 재협상 카드를 꺼내 들며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했지만, 대학 구성원들은 인책론을 주장하며 사퇴하지 않으면 학사 행정을 거부하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6일 충북대에서 열린 교수회의에서 전날 고 총장이 서한문을 통해 사실상 사퇴를 번복한 배경을 두고 교수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교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고 총장이 발표한 서한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대학 구성원의 신뢰를 상실한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안 부결의 책임이 (고 총장)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사직의 시기와 절차에 대해 교수회, 직원회, 학생회 세 주체가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야 사직하겠다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구성원 찬반투표를 통해 통합안에 대한 명확한 반대 의사가 표결로 확인됐음에도 총장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대학의 혼란을 장기화하고 구성원 간 갈등을 조장할 뿐"이라며 "총장이 즉각 사퇴할 때 대학은 안정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대학 통합을 재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교수회는 고 총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학점, 졸업 등 학생들의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모든 학사 행정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A교수는 "총장에게 교수회 구성원들의 강경한 의지를 전달했는데, 사퇴 의사는 전혀 없어 보인다"면서 "대학을 수렁에 빠뜨리는 총장의 비정상적인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학장단, 학과장들과 함께 학사 행정 행위를 이르면 16일부터 중단하겠다"고 했다.

애초 고 총장은 지난 11일 교수, 교직원, 학생들에게 "3~4일 진행된 (대학통합 추진 찬반) 구성원 투표 결과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총장직을 사직하고자 한다. 구성원 각자는 흔들림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해 달라"고 사퇴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15일 서한문을 통해 "대학 통합에 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면서도 "교수회, 직원회, 학생회 세 주체가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주면 성실하게 따르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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