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측 "김건희에 수표로 3억 줬다"…특검, 징역 4년 구형(종합2보)

기사등록 2025/12/16 12:34:29

벌금 1000만원, 추징금 8390만원도 구형

최후변론서 "김건희에 수표로 3억 줬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피의자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0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특검이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후변론에서는 이 전 대표 측으로부터 "김건희 여사에 수표로 3억원을 준 적이 있다"는 진술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16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특검 측은 이 전 대표에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8390만원을 구형했다.

특검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대통령, 영부인, 법조인 등 인맥을 통해 집행유예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는 등 8390만원의 현금을 받은 변호사법 위반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한 수사, 투명한 절차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부당 영향력, 검은 거래에 의해 좌우된다고 국민들을 의심하게 만들고 형사사법절차의 공정성, 무결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 보석으로 석방되자 마자 이정필에 접근해 대통령, 영부인, 부장판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8개월간 25번 8300만원 상당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범행 후에 증거도 은폐하려고 했다. 휴대전화를 한강변에서 부수고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수사단계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정필과의 친분을 부인하며 허위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고, 범죄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순직해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양측에서 수사를 받아왔다.

이 전 대표 변호인은 "특검으로부터 별건 수사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며 "피고인에 대해 특검의 수사 대상과 관련 없는 별건 수사를 가지고 압박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성근 사단장과 관련된 부분을 받고 구명 로비했다고 진술하면 다른 모든 것은 조사하지 않겠다고도 했다"며 "그래서 피고인을 찾아가 지금까지 얘기하지 않은 것이 뭐냐고 확인한 게, '김건희에게 수표로 3억원을 준 적이 있다'고 해 특검에 얘기했더니 해병특검 사건이 아니라고 해서 김건희 특검에 가서 그 부분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변호인은 "해병특검에서는 피고인의 주변 사람들에 대해 무참히 조사했다"며 "주변 사람을 통해서 '피고인에게 임성근을 안다는 진술을 하면 자기들을 조사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 부분을 얘기해달라'고 피고인을 압박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절차적 정의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최후 진술에서 "가벼운 행동으로 인해 사회에 큰 물의를 빚고 양 특검의 조사를 받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2025년 8월 5일부터 현재까지 4개월 이상 구금 생활을 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선처를 촉구했다.

이어 "한 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남은 인생에 법을 준수하고 모범적인 시민으로 살아가겠다"며 "다시 한번 사회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선고는 내년 2월 13일 오후 2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 조작 '주포'인 이정필씨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말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로 회유하며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는 등 형량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8월 22일 이 전 대표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대표 측이 지난 1일 재차 청구한 보석에 대한 심문 기일도 이날 이뤄졌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0월에도 보석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특검 측이 주장하는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 "특검에서 압수수색한 휴대폰을 돌려줬고, 일시적으로 사용하던 휴대폰이어서 유심을 갈아끼우고 버린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 측은 보석 청구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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