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파노라마'서 다큐 편집 왜곡 주장…플로리다 연방법원에 소송 제기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의회 의사당 폭동 직전 자신의 연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편집·방영한 것과 관련해 BBC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BBC가 자신의 명성을 편향적으로 훼손했다며 플로리다주 연방 법원에 100억 달러(약 14조 7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가 2021년 1월 6일 연설 일부를 짜깁기해 방영함으로써 자신이 지지자들에게 폭력 행위를 선동한 것처럼 왜곡된 인상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다큐멘터리는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BBC의 시사 프로그램 '파노라마'에서 방영됐다. 당시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의사당으로 행진하라고 말한 대목과 "끝까지 싸워라"는 발언을 함께 편집해 넣은 반면,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한 대목은 제외했다.
BBC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판단 착오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해당 편집이 그가 폭력 행동을 직접적으로 선동한 것처럼 잘못된 인상을 줬다고 시인했다. 이 문제로 BBC 최고위 간부 두 명이 사임했다. 그러나 BBC는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CBS와 ABC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합의에 이르렀고,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아이오와주의 한 신문사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들 언론사는 모두 위법 행위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2021년 1월 발생한 미 의회 의사당 공격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인증하려던 의회의 절차를 막기 위한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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