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뉴시스]홍춘봉 기자 = 석탄산업 쇠퇴 이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온 강원 삼척시가 첨단 암치료 기술을 통한 지역 전환의 해법을 유럽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 말로만이 아닌, '실제로 가능한지'를 따져본 현장 중심 행보다.
삼척시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프랑스와 벨기에를 방문해 암치료에 활용되는 입자가속기(중입자·양성자 치료 장비) 제조사와 치료센터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도계 지역에 추진 중인 첨단 의료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점검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국외출장에는 박상수 삼척시장을 비롯해 권정복 삼척시의회 의장이 동행했다.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첨단 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핵심 장비를 직접 살펴보고, 암치료 기술을 중심으로 의료·산업·교육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출장단은 지난 8일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캉(Caen)을 찾아,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시설인 NHa 중입자 암치료센터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중입자 치료는 방사선을 암세포에 정밀하게 집중시켜 정상 조직의 손상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이는 방식으로, 차세대 암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센터의 건설 진행 상황과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캉 대학교와의 면담을 통해 치료 시설과 교육·연구가 함께 운영되는 모델도 공유됐다. 단순히 병원을 짓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연구자, 기술 인력을 지역에서 함께 키워가는 구조라는 점이 강조됐다.
또한 가속기 핵심 부품을 만드는 지역 기업들을 방문해, 장비 제작 과정에 지역 산업이 어떻게 참여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지도 직접 확인했다. 이는 의료시설이 지역 경제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도계 지역 산업 전환 전략과 맞닿아 있다.
특히 노르망디 광역자치단체 경제 분야 부의장과의 면담에서는 중입자 치료를 중심으로 의료·산업·교육이 하나의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은 정책 과정이 공유됐다.
삼척시는 이 사례를 바탕으로, 도계를 단순한 의료시설 입지가 아닌 새로운 산업과 인력이 모이는 전환 거점으로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어 11일에는 벨기에의 세계적인 의료용 가속기 제조사인 IBA 본사를 방문해, 중입자와 양성자 치료 장비의 글로벌 공급 사례와 실제 구축 일정, 장비 설치 후 운영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기술 이전과 유지관리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하며, 도계 의료 프로젝트에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삼척시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첨단 암치료 기술이 '이론'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축되고 운영되는지를 직접 확인한 자리였다"며 "장비 도입에 그치지 않고, 의료·산업·교육이 함께 성장하는 의료산업 클러스터를 도계에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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