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예강희망키움재단은 지난 12일 금융소외계층인 시각장애인의 금융 접근성 문제 해결을 주제로 진행한 'PoC 해커톤'의 최종 공유회를 마쳤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해커톤은 단순한 아이디어 경연을 넘어, 시각장애인이 실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불편을 직접 듣고 이를 기술로 해결하는 실증형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참가자들은 금융 서비스 이용 전반을 체험하고, 시각장애인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과 개선이 필요한 지점을 중심으로 문제를 구체화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시각장애인 당사자 인터뷰와 멘토링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신분증 촬영의 어려움 ▲화면 중심의 인증 절차 ▲음성 안내가 부족한 키오스크 환경 등에서 반복적인 실패와 불안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개인 숙련도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금융 환경이 시각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인식 아래 팀별 해결 방향이 설정됐다.
최종 공유회에서는 이 같은 문제 정의를 바탕으로 개발된 PoC(Proof of Concept) 결과물이 발표됐다. 대상은 '에스프레소(Espresso)' 팀이 수상했으며, 사용자의 환경에 맞춰 설정 가능한 맞춤형 디지털 서명 장치를 제안했다.
이 솔루션은 인증 과정에서 반복되는 실패와 불안을 줄이고, 시각장애인이 타인의 도움 없이 금융 거래를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노크(KNOCK)' 팀이 개발한 신분증 촬영 도우미 솔루션이 수상했다. 이 솔루션은 실시간 음성 안내와 햅틱(진동) 피드백을 통해 촬영 각도와 위치를 안내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신분증 정보를 인식하고 본인확인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수상은 '무빙루프' 팀이 수상했다. 이 팀은 키오스크 화면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연동해 음성으로 안내하고, 익숙한 스마트폰 환경에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키오스크 이용 시 시각장애인이 느끼는 심리적·기술적 부담을 효과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시각장애인의 키오스크 독립 사용을 돕는 이미지 처리 기반 보조기기 ▲음성 기반 가상화폐 모의거래 플랫폼 등 금융 접근성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한 솔루션들이 소개됐다.
박상조 예강희망키움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해커톤은 결과물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금융 이용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며 문제를 정의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시도였다"며 "금융 접근성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참가팀들은 시각장애인 당사자 테스트를 거친 후, 결과물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예강희망키움재단은 금융소외계층 지원은 물론, 미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사회공헌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교육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AI 이노베이터 교육'을 운영해 디지털 격차 해소에 기여했으며, 향후에는 사회복지기관 종사자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사회복지 현장 AI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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