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인상 예고…증권가 "급격한 엔캐리 청산 제한적"

기사등록 2025/12/16 10:51:32

"코스피 조정 가능성 낮아, 원화 안정화 기여"

A person shows new 10,000, 5,000 and 1,000 Yen banknotes after he withdrew bills from a ATM machine at a bank Wednesday, July 3, 2024, in Tokyo. Japan issued its first new bills in two decades Wednesday, packed with 3-D hologram technology to fight counterfeiting. Newly designed banknotes, 10,000 yen (about US$61), 5,000 yen (about US$30) and 1,000 yen (about US$6) went into circulation Wednesday. (AP Photo/Ayaka McGill)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일본은행(BOJ)이 오는 18~19일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8월과 달리 올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과도하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요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8~19일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실시한다.

현지 공영 NHK,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0.25% 인상할 방침을 이미 결정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금리를 0.25% 인상하면 기준금리는 0.75%가 돼 약 30년 만에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지난 1일 이달 중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시장에서는 BOJ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총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물가가 3%를 상회하며 BOJ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고 엔·달러 환율도 155선을 상회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미국 국채, 기술주, 가상자산 등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일본은 오랜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일본에서 돈을 빌려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형성됐었다.

앞서 지난해 8월5일 갑작스런 엔고에 해외로 빠졌던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는 '엔캐리 청산'이 가속화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블랙먼데이'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77% 하락했고 닛케이 지수도 3거래일 간 21% 폭락하는 등 극심한 충격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엔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 가능성이 낮고, 일본 증시의 충격이 국내 증시에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BOJ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에 이미 반영됐고 최근 엔화 약세는 금리차는 투기적 엔화 매도 포지션이 강하지 않고 미국 경제 환경이 지난해 대비 개선됐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는 재정 악화로 인한 우려에 기인하는 것이다. 미일 금리차가 추가적으로 축소되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엔화의 급격한 강세와 이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쉽지 않다"면서 "미국 경제가 지난해 대비 견조하며 코스피도 지난해와 같은 조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엔화 약세 진정에 따른 원화 환율 안정화와 코스피의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투기적인 엔화 숏 포지션이 많지 않고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당선 이후 부양책 규모가 증액되면서 엔화 강세를 제한하는 모습"이라며 "글로벌 주요 통화들과 비교했을 때 엔화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의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은 단기간에 최소 10%의 절상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전형적인 캐리 트레이드 되돌림에서 나타나는 광범위한, 급격한 엔 강세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엔캐리 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실적이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식시장 변동성은 엔화 요인 보다 가격 부담에 따른 것이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기업 이익 수준과 모멘텀 측면에서 모두 개선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수급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업종 관점에서 현재 가장 견조한 이익 모멘텀을 보이는 업종은 반도체·장비(어드반테스트·르네사스 등), 미디어·엔터(닌텐도)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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