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노사, 포괄임금제 두고 갈등
"포괄임금제 폐지" vs "초과근무 축소"
PC 출퇴근 시스템 도입 둔 갈등도 지속
노사 입장차 커 향후 갈등 심화 우려도
LIG넥스원 노조가 정부의 포괄임금제 개선 움직임을 내세워 사측에 포괄임금제 폐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LIG넥스원 사측은 노사 합의를 거쳐 사무직에 대한 고정 초과 근무 시간(OT) 축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 노조는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17일 16차 교섭을 열고 사측에 ▲포괄임금제 즉각 폐지 로드맵 ▲PC 기반 출퇴근 시스템 철회 ▲근로시간에 대한 정당한 보상안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LIG넥스원 노조는 사측이 이들 요구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준법 투쟁을 포함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LIG넥스원 노조는 사측이 고정 OT를 축소하는 방식을 통해 '조건부 포괄임금제'를 유지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이나 야간 근무 수당 등 시간 외 근무 수당을 미리 포함해 매달 고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근로기준법상 제도는 아니지만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기업들이 실무적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통상 정확한 근무 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활용하는데, 이를 노동 착취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특히 LIG넥스원 노조는 사측이 방산 대기업 중 유일하게 포괄임금제를 고수하고 있다며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한국항공우주산업(2020년 폐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24년 폐지), 한화시스템(2028년 폐지 예정)과 달리 LIG넥스원만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LIG넥스원은 노사 합의에 따라 사무직 고정 OT 축소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노사가 기존 월 24시간 고정 초과 근무시간을 16시간으로 조정하고 출퇴근 시간은 기존과 동일한 게이트 통과 기준으로 인정했다"며 "출근 후 또는 퇴근 전에 출퇴근을 확인해 게이트 통과 후 근무 시간에 비정상적 차이가 있는 경우를 확인하는 것에도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LIG넥스원 노조는 이 잠정 합의가 지난 10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0% 이상 반대로 부결됐다고 반박한다.
LIG넥스원이 포괄임금제 폐지 시점을 제시하지 않은 채, 고정 OT 축소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포괄임금제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임금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LIG넥스원 노조가 포괄임금제를 유지하는 사측을 더욱 압박하는 모습"이라며 "LIG넥스원 노사가 현재까지 포괄임금제 관련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만큼, 당분간 노사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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