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러브콜 이어지는데…아직 조용한 삼성과 강민호

기사등록 2025/12/12 06:00:00

FA 강민호, 스토브리그 한 달 넘게 계약 소식 없어

원태인·구자욱 "삼성에 꼭 필요해, 남아줬으면" 구애

[대전=뉴시스] 김진아 기자 = 19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2사 1루 강민호가 투런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10.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올해 스토브리그가 개장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분위기도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특히나 삼성 라이온즈 잔류가 유력해 보였던 강민호의 계약 소식도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12일 기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어느 곳과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강민호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4번째 FA에 도전했다.

2013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한 그는 원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와 4년, 7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8년 4년, 80억원에 삼성으로 이적했고, 2022년에도 4년, 36억원에 삼성 잔류를 택했다.

강민호가 이번 FA 시장에 나오자 그가 친정 팀인 롯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1985년생, 이제 불혹을 막 넘긴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강민호는 올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269, 12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3을 기록, 경쟁력을 보여줬다.

그가 FA C등급인 만큼 원소속구단이 아닌 타 구단에서 그를 영입할 경우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돼 강민호의 이적도 충분히 예상 범주 안에 들어왔다.

하지만 강민호는 그 가능성을 스스로 불식시켰다.

강민호는 지난달 30일 더 제너레이션 매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직접 만나 "삼성과의 협상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도 원태인(삼성)과 함께 베스트 배터리를 수상한 뒤 "태인이에게 고맙다. 앞으로도 받을 수 있게 힘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5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배스트배터리상을 수상한 삼성라이온즈 원태인과 강민호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리얼글러브 어워드는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동료 선수들의 활약을 평가하고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국내 유일의 선수 주도형 시상식이다. 2025.12.01. kch0523@newsis.com

하지만 지난 3일 삼성이 베테랑 타자 최형우와 2년 최대 2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졌다. 침묵과 불안은 비례하게 증가했다.

좀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리지 않자 삼성 후배들은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그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민호와 오랜 기간 배터리 호흡을 맞춘 원태인은 지난달 말부터 "(강)민호 형이 없으면 팀이 안 돌아간다. 사장님이 민호 형을 꼭 잡아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삼성은 원태인이 없어도 되지만 강민호는 없으면 안 된다"며 강민호 잔류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지난 2일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도 "(강민호에게) 전화로 연락해 '절대 다른 곳에 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고 웃으며 "이번에 구단이 힘을 써주셔서 민호 형을 꼭 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의 주장 구자욱도 지난 9일 골든글러브 수상 직후 취재진을 만나 강민호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아직도 사인을 안 했냐"고 되물으며 "다들 아시다시피 팀에 꼭 필요한 존재다. 형과 대화를 정말 많이 하는데, 어디 가실 생각은 안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는 "삼성이라는 팀을 너무나 사랑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분명히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구단도, 민호 형도 믿고 있다. 저와 그렇게 약속했다"고도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강민호, 박진만 감독, 구자욱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3.20. bjko@newsis.com

다음 시즌을 마친 뒤 원태인과 구자욱 등 팀의 투타 중심이 FA 자격을 획득하는 만큼 2026시즌은 삼성이 우승을 노릴 가장 적기다.

최형우라는 베테랑을 영입한 것만으로도 다음 시즌 삼성의 우승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지난 8년 동안 강민호가 삼성의 안방을 든든히 지킨 것도 양면성을 지닌다. 든든한 베테랑의 꾸준한 활약에 백업 포수의 성장은 타 구단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느리다.

지난 2022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재성은 올해 43경기에 나서 타율 0.127(63타수 8안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삼성은 이달 중순 김재성을 일본 윈터리그에 파견해 타국 프로 및 실업팀 선수들을 상대하며 기량을 끌어올리길 기대하고 있으나, 당장 그가 강민호를 대체하기는 무리가 크다.

두 선수와 함께 올해 플레이오프(PO) 포수 엔트리에 들었던 이병헌도 이번 시즌 55경기에 출전해 안타 11개만을 생산했다.

삼성으로서도 강민호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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