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 금통위원 "해외투자, 합리적 행동이지만 고환율 원인"

기사등록 2025/12/10 15:10:07
[서울=뉴시스] 김종화 신임 금융통화위원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4.04.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김종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0일 "해외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가 환율을 올리고 있다"면서도 "경제 주체들은 하는 모든 행동은 자기 책임 하에 위험을 감소하면서 하는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이날 한은 별관 2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고환율 원인으로 상대적 물가, 성장률 차이, 금리차 등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연금과 기관, 개인의 해외투자를 주요 원인으로 짚고 "전체의 3분의 2 내외, 60~70% 정도가 수급에 의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외환 대부분은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공급됐지만 최근에는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 개인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해외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를 하면서 그런 수요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서학개미 등 거주자의 해외투자에 대해 합리적 행위라고 언급하면서도 "경제 전체로 봤을 때 고환율은 여러 차별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야기한다"면서 "의도치 않았지만 발생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정부와 고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고환율에 대해서는 장단점을 모두 거론하며 위기 상황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은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 기업의 수익성 등이 좋아질 수 있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이나 식품 등의 기업들은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헤지 여력이 충분하지 않거나. 중간재 수입재 가격이 올랐을 때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서 "수입물가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개인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기업들은 원가가 오르고 투자가 부진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유동성 확대가 고환율을 유발했다는 시각에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소비가 늘고, 기업도 투자를 하면서 통화량이 자연스럽게 확대됐고 환율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하지만 근원물가가 2% 수준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통화량 확대가) 반드시 초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시장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현상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당시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에도 인하 소수의견이 1명 나왔고, 3개월 금리 전망을 의미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는 동결과 인하 의견이 각각 3명씩으로 엇갈렸다.

김 위원은 "모든 분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힘들고, 중립적인 수준에서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공교롭게도 호주 중앙은행과 ECB 등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은의 분기 성장률 전망이 실제와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는 "(분기전망)도입 당시에는 공교롭게 굉장히 불확실성이 높았다"면서 " 중단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경험을 통해 많이 발전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김 위원은 '경제환경 변화와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주제로 강연에 나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인플레이션 기대 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명확하면서도 유연하고, 대상을 확대하면서 정교하면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한은 출신으로 국제국장과 부총재보, 금융결제원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4월 이수형 위원과 함께 조윤제·서영경 위원 후임으로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김 위원과 이 위원은 각각 상공회의소와 기획재정부 추천이다.

김 위원은 임명 직후인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3번의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참여해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과 5월 등 총 4차례 금리 인하 의견을 냈다. 한 차례도 소수의견을 내지 않았으며, 그의 견해는 모두 금통위의 실제 금리 결정으로 이어졌다.

개별 금통위원 간담회는 2019년 이후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2023년 박기영 전 위원부터 서영경·조윤제 전 위원의 퇴임 간담회를 계기로 부활했다. 지난해 9월 신성환 위원을 시작으로 올해는 장용성 위원, 유상대 한은 부총재, 황건일 위원이 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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