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연준 의장 후보' 해싯 "금리 인하 압력에 굴복 않을 것"

기사등록 2025/12/10 10:58:18

연준 독립성 우려에 "내 판단력에 의존할 것"

FT "해싯 외 후보 3명 더 있어…최종 면접 절차"

트럼프 "몇 명 검토…내가 원하는 인물 있어"

[워싱턴=AP/뉴시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유력한 해싯 위원장은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더라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2025.12.10.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다만 향후 몇 달간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동조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싯 위원장은 이날 WSJ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금리 인하를 지시한다면 따를 것인지 질문에 "옳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해싯 위원장은 "가령 인플레이션이 2.5%에서 4%로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금리를 내릴 수 없다"며 "대통령이 신뢰하는 내 판단력과 당파적이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에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시점이라는 데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했다.

해싯 위원장은 "지표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다면 충분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0.25%p 이상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인지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해싯 위원장은 차기 연준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자신의 뜻과 달리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자 차기 의장 인선을 서두르며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차기 의장이 금리 인하에 전념하길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운트 포코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 포코노의 마운트에어리 카지노 리조트에서 연설 도중 과거 귀에 총상을 입었던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우려 등 경제 불안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 순회 일정을 재개했다. 2025.12.10.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곧 연준 의장 후보 최종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싯 위원장 외에도 다른 후보 3명이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고위 관료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0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만날 예정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및 미셸 보먼 연준 이사와 릭 리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으로 확정된 건 아님을 시사한다고 FT는 분석했다. 선임되더라도 4년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10.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에 "연준 의장으로 몇몇 인물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내가 누굴 원하는지에 대한 꽤 좋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CNBC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4%가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것이라고 봤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시장에는 해싯 위원장이 의장직을 수행할 경우 연준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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