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교 해산 가능성엔 "신중히 지켜봐야할 문제"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임 총무는 9일 "종교가 정치 권력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문제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총무는 이날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취임 예배 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교분리 원칙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총무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문제는 종교가 교우들의 헌금으로 이뤄진 금전을 왜곡되게 사용했다는 의혹 속에 있고,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혹이)분명하게 밝혀져야 하고, 종교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권력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사례들은 엄격하게 제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교분리 원칙의 핵심은 특정 종교를 국가의 종교로 인정하지 않고, 모든 시민의 종교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국가는 특정 종교의 교리나 인사나 재정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국가가 종교에 대해 지켜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교들이 모든 정치적 비판까지 멈추라는 것은 아니다.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지 않는 것만큼, 종교도 국가의 권력 재편이나 이런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금도(襟度)를 서로 지켜갈 때 정교분리 원칙이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개입 의혹 종교에 대한 해산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선 "과연 저것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기본적으로 종교가 정치 권력에 부당하게 개입한 문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정교분리)대원칙에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NCCK는 지난 24일 열린 제74회 정기총회에서 박승렬 한우리교회 담임목사를 신임 총무로 선임했다. 임기는 4년이다.
박 총무는 이날 오후 취임 예배 후 향후 4년간 평화와 화합의 한국 교회를 이끌어갈 방침이다. 그는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갈등이 아니라 평화이고, 서로 화합을 만들어가는 일들이 교회에 요구되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그 평화와 화합을 위해 어떻게 그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총무는 특히 남북 관계 회복과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 인류가 공통으로 안고 극복해야 할 문제가 기후위기 문제"라며 "기후위기라는 공통의 과제를 매개로 보수적 교회들과도 협력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협약과 공동 행동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 관계가 차단되어 있어, 한반도 문제에 교회가 기여할 부분을 찾아보려 한다"며 "교회의 도움을 받아 남북 교회와 동북아시아 교회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평화 대회를 내년에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NCCK는 남북 교회가 처음 만났던 글리온 회의(1986년)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민간 교류와 남북 교회 만남의 길이 열리기를 희망하며 기념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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