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창단 첫 1부 승격 지휘한 이영민 감독 "인생 최고의 날"

기사등록 2025/12/08 22:11:06

수원FC와 승강 PO서 합계 4-2로 창단 첫 K리그1 승격

"승격 후 잔류한 FC안양, 라이벌이지만 배울 건 배워야"

[수원=뉴시스] 이영환 기자 = 8일 오후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FC와 K리그2 부천FC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경기 3-2로 승리해 K리그1 승격에 성공한 부천 선수들이 이영민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25.12.08. 20hwan@newsis.com
[수원=뉴시스]안경남 기자 = 프로축구 부천FC의 창단 첫 승격을 지휘한 이영민 감독이 "인생 최고의 날"이라며 웃었다.

부천은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승강 PO 2025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수원FC에 3-2로 승리했다.

지난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치른 1차전 홈 경기에서 1-0 승리한 부천은 이로써 1, 2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앞서며 승격을 확정했다.

이영민 감독은 경기 후 "인생 최고의 날이다. 축구하면서 최고의 날로 꼽고 싶다"고 말했다.

승격에도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정말 기쁜 게 맞냐는 취재진 질문에 "(웃으며) 담담하다. 엄청 기쁠 줄 알았는데, 아직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애초 이 경기는 7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차전이 폭설로 4일에서 5일로 미뤄지면서 2차전도 하루 연기돼 치러졌다.

부천이 K리그1로 승격한 건 창단 이후 처음이다.

부천은 2006년 2월 SK프로축구단이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SK)로 이름을 바꿔 연고를 이전한 뒤 지역 축구 팬들이 모여 2007년 시민구단으로 창단됐다.

K3리그에서 시작한 부천은 K리그 1, 2부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2부리그(당시 K리그 챌린지)에 들어갔다.

부천은 K리그2에서 올해까지 13시즌을 치르면서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해 왔으나, 승강 PO 진출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3위를 차지한 부천은 K리그2 준PO에서 4위 서울 이랜드를 꺾은 5위 성남FC와 PO를 벌여 0-0으로 비겼으나, 정규리그 순위가 앞서 승강 PO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폭설 변수 속에 치러진 수원FC와 1차전에서 바사니의 결승골로 1-0 승리한 부천은 이날도 공격 축구로 승리하며 꿈에 그리던 1부리그를 밟게 됐다.

K리그 승강 제도가 도입된 후 K리그2 3위 팀이 승강 PO를 통과해 승격한 것도 부천이 최초다.

[수원=뉴시스] 이영환 기자 = 8일 오후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FC와 K리그2 부천FC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경기 전반전, 부천 이영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12.08. 20hwan@newsis.com
내년 1부리그에서 생존해야 하는 이영민 감독은 "(부천 시장님께서) 내년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주시다고 했다. FC안양은 승격해서 어떻게 모범 사례가 돼 잔류에 성공했다. 좋은 선수를 구성했고, 그런 건 부천이 배워야 한다. 안양과 라이벌이 될 수 있지만 좋은 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1부리그에서 성사된 제주와의 연고지 더비에는 "라이벌 스토리는 리그에 항상 존재해야 한다. 그런 게 흥행 요소가 된다. 감독한테는 힘들겠지만 올 시즌 코리아컵에서 만나서 이겼다. 선수들과 즐기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영민 감독과의 일문일답.

-창단 첫 승격에 성공했다.

"선수들이 2차전도 준비한 대로 정말 잘 해줬다. 아무리 생각해도 승격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이다."

-1부리그 승격 원동력을 꼽자면.

"솔직히 매년 플레이오프권을 목표로 두고 시즌을 꾸렸는데, 올해는 선수들에게 감히 승격이란 목표를 두고 준비하자고 했다. 그런 와중에 부천 시장님도 많은 관심과 동기부여를 주셨다. 5년 동안 있으면 팀이 조금씩 탄탄해진 게 승격으로 이어졌다."

-축구 인생 최고의 날인가.

"제 인생 최고의 날이다. 축구하면서 최고의 날로 꼽고 싶다."

-내년 1부리그에서 경쟁한다. 걱정되진 않는지.

"걱정은 내일부터 하겠다. 당연히 준비 과정이 더 많고 힘든 시기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생각 안 하고 내일부터 생각하겠다."

-부천 시장께 한마디 한다면.

[수원=뉴시스] 이영환 기자 = 8일 오후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FC와 K리그2 부천FC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경기 3-2로 승리해 K리그1 승격에 성공한 부천 이영민 감독이 머리를 넘기고 있다. 2025.12.08. 20hwan@newsis.com
"내년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주시다고 했다. FC안양은 승격해서 어떻게 모범 사례가 돼 잔류에 성공했다. 좋은 선수를 구성했고, 그런 건 부천이 배워야 한다. 안양과 라이벌이 될 수 있지만 좋은 건 배워야 한다."

-지금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선수들이 가장 고맙다. 고맙다는 말밖에 못 할 것 같다."

-승격했는데 표정이 굳어있다. 정말 기쁜 게 맞나.

"(웃으며) 담담하다. 엄청 기쁠 줄 알았는데, 아직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다."

-선수들의 행가래를 받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거짓말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안 났다. 많은 순간이 지나갈 거로 생각했는데, 너무 벅차서 그런지 아무 생각이 안 났다. 멍한 느낌이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더 많은 생각이 들 것 같다."

-1부에서 제주와 연고지 더비가 성사됐다.

"라이벌 스토리는 리그에 항상 존재해야 한다. 그런 게 흥행 요소가 된다. 감독한테는 힘들겠지만 올 시즌 코리아컵에서 만나서 이겼다. 선수들과 즐기겠다."

-부천 팬들에게 한 마디.

"올 시즌 팬들과 언쟁도 있었지만,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똑같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천 팬들의 열정은 어느 서포터스 못지않다. 홈에서 성적이 좋았던 것도 열정적인 응원 덕분이었다.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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