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재수했다"…'5수 도전' 수험생에 글 남긴 평가원 직원

기사등록 2025/12/08 17:47:49 최종수정 2025/12/08 17:50:00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한 직원이 '5수 도전'을 밝힌 한 4수생의 SNS 메시지에 직접 응원의 답장을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2025.12.08.(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민아 인턴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한 직원이 '5수 도전'을 밝힌 한 4수생의 SNS 메시지에 직접 응원의 답장을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수 망치고 평가원에 디엠 보낸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며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대화는 지난 5일  2026학년도 수능 성적이 발표된 날, 평가원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오갔다.

작성자는 평가원 인스타그램에 "내 네 번의 수능은 그대에게 패배했지만 다섯 번째 도전은 반드시 이기고 말 것이오. 목 닦아 놓고 기다리길"이라고 메세지를 보내며 재치 있게 5수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확인한 평가원 홍보실 직원은 자신의 신분을 밝힌 뒤 "저도 과거에 재수했다. 평가원이 죽도록 미웠고 결국 원하는 대학에도 가지 못했다"며 "세월이 흘러 제가 그렇게 욕하던 평가원 직원이 됐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더라"고 답장을 남겼다.

이어 그는 "지금은 힘드시겠지만 꼭 이겨내고 한 발 더 나아가시길 바란다. 건승하시길 기원한다. 고생 많으셨다"고 덧붙이며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해당 대화가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진심이 느껴진다", "위로가 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평가원 관계자는 해당 문자에 대해 "공식 입장은 아니다. 직원 개인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메시지는 2026학년도 수능 영어의 난이도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올해 영어 영역에서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은 응시자의 3.11%인 1만5154명에 그쳐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상대평가 기준인 약 4%대보다도 낮은 결과가 나오자 수험생·학부모들의 불만이 거세진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평가원은 지난 5일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평가원은 "절대평가 체제에서 요구되는 적정 난이도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수험생과 학부모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항 분석과 출제·검토 과정 전반을 다시 점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제시된 개선 방안은 내년도 수능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올해 수험생에 대한 성적 보정이나 대학 최저학력기준의 탄력적 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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