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 의결권' 주장…'그들만의 리그'
수강료 부당 징수·위원장 해임안 부결
"행정은 집행만 하라"…투명·공정성 훼손
원주시 "횡령 등 혐의 고발 계획"…갈등 심화
[원주=뉴시스]이덕화 기자 = 강원 원주시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시 감사과의 특정감사 처분 지시에도 '독립적 의결권'을 주장하며 '그들만의 리그' 행태를 보여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원주시 감사과의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의결 사항만 고수하는 위원회의 태도에 시민들은 주민자치의 투명성과 공정성 훼손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자치위, 원주시 감사 처분 지시 '무시'
"행정은 집행만 하라"는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최근 원주시 감사과의 특정감사 결과 수강료 부당 인상 징수, 시설 사용료 불법 대리 징수 등 다수의 문제점이 적발돼 처분 지시를 받았다.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에서 의혹이 불거지자 원주시는 해당 사안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것이다.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는 감사 결과를 수용하기는커녕 "주민자치위원회는 행정 하부조직이 아니라 자율기구"라며 "행정은 위원회 의결 사항을 집행만 하라"는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감사실에서 변강순 위원장에 대한 해임을 요청했음에도 위원회는 "해임 안건 상정은 위원회 고유 권한으로 행정 개입은 불가하다"라며 위원장 해촉 안건 상정을 부결했다.
◆'그들만의 리그'…시민 혈세 불투명, 위원장직 나눠먹기 의혹
일부 비판적 시각에서는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이미 부실한 감사보고로 시민 혈세 사용의 투명성 결여와 위원장직 나눠먹기 등 일부 기득 세력이 자치위원회를 좌지우지한다는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자치, 신뢰 잃으면 권한도 없다"는 비판처럼 주민들의 참여와 투명성을 기반으로 해야 할 주민자치가 도리어 불신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행정복지센터가 등기 우편으로 회의 참석을 통보한 것을 두고는 '행정의 자율기구 통제'라고 반발하는 모습 역시 본질적인 의혹 해결보다는 외부 개입에 대한 방어에 급급하다는 목소리다.
◆시의회도 비판 가세…시민 불신 심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원주시의회에서도 '신뢰 잃은 주민자치'라며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지역 행정법 전문가는 "주민자치위원회는 자율기구지만 행정이 감사권을 오남용했다는 주장은 감사 결과가 부당하다는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라며 "주민자치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자율성은 명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주민자치가 이렇게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을 보면 실망스럽다"며 "감사 지적 사항조차 이행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위원회인가"라는 불신과 우려를 표했다.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는 행정 감사 청구와 지역 공론화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현재로서는 의혹 해소보다는 갈등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다.
변강순 주민자치위원장은 "아직 어떠한 결정이 나오지 않은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17일 총회 결과 이전까지 밝힐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주시 감사과는 "공무원은 업무상 배임 등 비위 행위를 발견할 경우 반드시 관계 기관에 고발해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며 "관련 사항에 대한 소명 등이 부족할 경우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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