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이 더 많다" 외친 시위대, 왕관 진열장에 음식물 투척(영상)

기사등록 2025/12/08 19:40:00
[뉴시스] 지난 6일(현지시각) 시민 단체 '권력을 되찾자(Take Back Power)' 회원들이 런던탑에 전시된 '제국 왕관' 진열장에 음식물 투척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Take Back Power' X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영국 런던의 한 시민단체 소속 시위자 4명이 찰스 3세가 착용했던 '제국 왕관'이 담긴 진열장에 음식물을 투척해 체포됐다.

지난 6일(현지시각) AP통신, NBC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런던경찰청은 런던탑에 전시된 제국 왕관 진열장에 음식물 투척 시위를 벌인 시민 단체 '권력을 되찾자(Take Back Power)' 회원 4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체포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이들은 "영국은 무너졌다. 우리는 권력을 되찾기 위해 국가의 보물이 있는 이곳에 왔다"고 외치며 가방에 들어있던 음식물을 꺼내 진열장 유리에 던지거나 커스터드 크림을 뿌렸다.

다른 관람객들이 시위 현장에 충격을 받고 뒤로 물러서는 장면도 함께 담겼다.

시위 참여자는 "영국은 우리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찰스 3세 국왕이 대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나간 바로 그 거리에서 노숙자들이 지나간다"며 "이 나라엔 집 없는 사람보다 빈집이 더 많다. 부유층(ultra-rich)이 정당한 대가를 치를 때"라고 주장했다.

표적이 된 진열장에는 1937년 조지 6세 대관식을 위해 제작된 고가의 왕관이 전시돼 있었다. 해당 왕관은 2868개의 다이아몬드, 17개의 사파이어, 11개의 에메랄드 등으로 장식돼 있다.

이는 찰스 3세가 2023년 대관식, 2024년 의회 개회 연설에서 착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해당 단체는 자신들을 '새로운 비폭력 시민 저항 단체'라 소개하며 "큰 부를 축적하는 부유층에 과세하고 영국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영구적인 시민 의회, 시민의 집을 설립할 것"을 주장했다.

경찰 당국은 시위 참여자들을 현장에서 즉시 체포했다.

런던탑을 관리하는 '히스토릭 로열 팔라스' 측은 "다행히 왕관 보석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었다"며 "경찰 조사로 잠시 관람이 제한됐지만, 이후 정상적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459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