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R 110대 수주 등 생산 생태계 확대
벵게리르에 100헥타르 핵심 거점 구축
기술 이전 및 인력 양성 포함 패키지화
북아프리카·중동 공략 전진기지 될수도
110대 광역급행철도(RER) 전동차 수주 이후 제조 공장과 100헥타르 규모의 물류 인프라 조성 계획이 가시화하면서, 모로코 정부의 철도 산업 국산화 전략에서도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로템과 모로코 ONCF는 내년 초 합작 계약 체결을 목표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합작법인은 철도차량 제조와 조립, 정비 기능을 현지에 구축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ONCF가 추진하는 산업 통합 전략을 주도한다.
현대로템은 지난 2월 모로코가 발주한 110대 2층 전동차 사업을 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수주했다. 이 사업은 ONCF의 168대 신규 열차 도입 프로그램의 일부로, 고속열차(LGV 18대·알스톰), 인터시티(40대·CAF)와 함께 구성돼 있다.
모로코 정부는 현대로템이 공급할 RER 전동차를 포함한 신규 차량 도입을 2030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북부 내륙도시 벵게리르를 핵심 생산·물류 거점으로 지정하고 100헥타르 규모의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모로코 라바트를 방문해 ONCF와 전동차 사업 후속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기술 이전과 현지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병행해 제공할 계획이다.
ONCF는 한국·프랑스·스페인 등 공급국 금융기관과 양허성 금융 계약을 체결해 전체 사업비 조달을 마친 상태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이 금융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2030년 모로코·스페인·포르투갈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둔 국가 철도 현대화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 ONCF는 케니트라~마라케시 고속철 연장과 카사블랑카 도시권 RER 확대 등 대규모 철도망 확충 계획도 병행하고 있다.
또 ONCF는 전체 공급업체와 장기 유지보수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 공장은 중장기적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수출 기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로코는 북아프리카 철도 허브로 성장하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어 현대로템의 참여 폭도 더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합작법인 설립 이후 생산·정비·기술 이전이 모두 현지화돼 장기 사업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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