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새 성장축 '디지털헬스'…의료기로 돌파구 찾는다

기사등록 2025/12/07 10:13:24

스타트업과 제약사 협업 통한 융합 활발

대웅·종근당·한독·동아·유한 등 사업확장

[서울=뉴시스] 병원 직원이 안저카메라 옵티나 제네시스(OPTiNA Genesis)를 통해 안저 검사를 시행받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제공) 2025.04.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디지털 헬스케어가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새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마케팅·영업력 강한 전통 제약사들이 유망한 디지털 솔루션, 의료기기, 웨어러블 기기의 판매를 맡아 사업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치료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존 화학생물학적 치료제와 달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AI,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환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하는 특징이 있다.

초기 연구개발 비용이 비교적 낮아 스타트업의 진입이 쉬운 편이나, 시장에서 판매하는 건 다른 차원의 능력이 요구된다. 이 때 기존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한 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모양새다.

종근당은 최근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수면무호흡증 디지털 진단보조기기 '앱노트랙'의 국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슬립의 앱노트랙을 전국 병·의원에 공급·판매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앱노트랙은 스마트폰으로 체크한 수면 중 호흡 소리를 인공지능이 분석, 수면무호흡증 위험도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디지털 진단보조 의료기기다. 별도 장비 없이 자체적으로 수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병·의원에서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후속 진단과 치료 결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양사 협업으로 에이슬립은 병의원 영업력 강한 종근당을 통해 디지털 수면의료의 시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종근당은 디지털 의료기기 부문 사업 기반을 닦을 수 있다.

대표주자는 대웅제약이다. 초고령사회 진입 과제 속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적극 도입해 시장을 이끌고 있다. 대웅제약의 디지털헬스케어 부문은 올해 3분기 누적매출 363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57% 뛰었다.

과거에는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예약해 방문하고 이후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변화가 감지되거나 질환이 예측되면 의료진들이 빠른 진단과 처방, 치료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공급 맡고 있는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는 국산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최초로 '원격심박기술에 의한 감시'(EX871) 보험수가를 획득했다. 씽크는 씨어스테크놀로지의 환자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이란 무선 네트워크 장비와 인공지능 웨어러블 진단기기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차세대 병상관리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모비케어'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 ▲AI 실명질환 진단 보조 솔루션 '위스키' 등을 도입했다.

한독은 웰트와 손잡고 '인지행동치료' 원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디지털 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받은 '슬립큐'는 6주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의 수면 습관과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인지 교정 훈련을 제공한다. 또 지난해 개인용 연속혈당측정기 '바로잰Fit'을 출시하는 등 의료기기·건강관리 분야를 한독은 육성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22년 디지털 헬스 기업 메쥬와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카디는 메쥬가 개발하고 동아에스티가 판매하는 국내 최초 웨어러블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다중 환자의 실시간 심전도, 심박수, 호흡수, 피부온도, 산소포화도 등 환자의 생체 신호를 원격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작년 11월에는 의료 AI 솔루션 기업 에이아이트릭스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9월 휴이노와 AI 기반 스마트 원내 모니터링 솔루션 '메모 큐' 국내 공급 계약을 체결, 판매를 맡고 있다. 2022년부터 협업해온 장기 심전도 모니터링 시스템 '메모패치'에 이어 두번째 공급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뿐 아니라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 기업도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향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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