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월 FOMC 인하 확률 90%…환율 진정될까

기사등록 2025/12/06 10:00:00 최종수정 2025/12/06 10:16:25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64.9원)보다 5.7원 오른 1470.6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11.28.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금리가 내려가면 한·미 금리 역전 폭은 1.25%포인트로 좁혀진다. 고환율의 원인을 금리차가 아닌 해외투자에서 찾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다시 부각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美 12월 인하시 금리 역전차 1.25%p로 좁혀져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이달 10~11일(현지시각)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연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현행 3.75~4.0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시장이 반영하는 미국의 인하 확률은 90%에 육박한다. 시카고거래소(CME)그룹의 워치패드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은 88%다. 현실화될 경우 한·미 금리 역전차 폭은 202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25%포인트로 좁혀진다.

이번 금리 인하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최근 고환율 상황 때문이다. 통상 자금은 높은 금리를 쫓아 움직인다. 역전 폭이 크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반대로 금리 역전차가 줄면 원화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져 환율이 안정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알려진다.

◆이창용 "고환율, 금리차 때문 아냐"

하지만 최근 환율 움직임은 이같은 전통 공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한·미 금리 역전차는 2.0%포인트에서 최근 1.5%포인트로 좁혀졌지만 환율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시계를 넓혀 한·미 금리 역전차가 역대 최대였던 2.0%포인트였던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환율은 1300~1370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1.5%포인트로 좁혀진 지난 10월 말부터 최근 환율은 1480원에 육박한다. 최근 금리차 축소에도 환율이 더 올랐다는 얘기다.

금리 역전차에도 외국인이 오히려 채권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를 확대했다는 점도 자본 유출입 방향이 일률적이지 않다고 해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금리 역전기간 동안 외국인은 주식과 채권을 각각 205억 달러와 874억 달러를 사들였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상승 원인에 대해 "한·미 금리차 때문이 아니고, 단지 해외 주식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젊은 분들이 '쿨하다'면서 해외 투자를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만의 유니크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68억1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사와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거래를 제외한 금액이다.이는 같은달 무역수지 60억5700만 달러 흑자를 뛰어넘는다.

◆FOMC 이후 환율 진정될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가 환율 안정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값 하락과 금리 차 축소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낮아진다는 점은 환율 하락 요인이다.

반면 최근 금리차 영향이 줄고 있는데 다, 미국 금리 인하가 미국 증시 활황으로 이어질 경우 서학개미와 기관들의 해외 주식 매수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은 달러 수요를 높여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가 확실시됐다는 점에서 이미 FOMC 결과가 선반영되면서 정책 영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추가 금리 인하 시그널과 파월 발언, 미 증시 움직임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외에도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도 변수다. 이달 19일에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면 엔화값이 상방 압력을 받으며, 달러값을 끌어내릴 수 있다. 원화는 엔화의 대체 통화(프록시 통화)로 인식돼 엔화가 세지면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인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원·달러가 FOMC를 기점으로 다소 하향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와 위험 선호 심리 회복 등에 환율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12월 환율 레인지로는 1420~1480원을 제시했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12월 환율 하단을 1450원으로 봤다. 그는 "근래 연준 정책에 원화가 둔감해져 FOMC 결과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수급 측면에서 9월 중순 고착화된 달러 매수, 원화 매도 우위 구도가 환율 추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