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일본차 '아성' 흔들…中 전기차 공세에 점유율 70% 위태

기사등록 2025/12/04 14:19:14 최종수정 2025/12/04 16:04:24

동남아서 일본차 밀리고 중국 전기차 20% 돌파

[요코하마=AP/뉴시스]지난 4월 8일 일본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 수출용 자동차가 늘어서 있다. 2025.12.04.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 생산과 전기차(EV) 가격 인하 공세를 강화하면서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의 현지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동남아 전체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태국에서 일본계 9개사의 승용차·상용차 판매 점유율은 올해 1~10월 69.8%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6%포인트 떨어졌다.

2010년대에는 80%대 후반에서 90%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 77.8%로 급락했다. 올해 연간 점유율은 70%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동남아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지난해 판매 점유율이 90%를 밑돌았고, 올해 1~10월에는 82.9%로 하락했다. 베트남에서도 일본 업체는 현지 업체 등과의 판매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배경에는 중국 업체의 거센 공세가 있다.

2022년 이후 EV 대기업 비야디(BYD) 등을 비롯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잇달아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EV 가격을 대폭 낮추며 일본차의 아성을 허물고 있다.

태국에서 중국산 차량의 판매 점유율은 이미 20%를 넘어섰다. 중국 업체들은 태국 신공장에서 EV 생산을 늘리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일본차와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중국발 공세에 밀리는 일본 업체들은 태국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혼다는 지금까지 두 곳의 공장에서 완성차를 생산해 왔지만 2026년 이후 한 곳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자동차도 2027년에는 세 공장 중 한 곳에서 생산을 중단한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동남아에 진출한 일본계 자동차 부품 회사는 2792개사에 이르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태국에 몰려 있다.

동남아 진출 기업 수는 중국이나 북미보다 많고, 일본차의 높은 판매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공급망이 구축돼 왔다.

태국은 동남아 각국으로 차량을 내보내는 수출 허브 역할도 한다.

한 일본계 은행 관계자는 "완성차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주가 줄고 현지 생산거점을 유지하기 어려운 하청업체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업체들은 강점인 하이브리드차(HV) 라인업을 늘리는 등 판매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계속될 경우 부품 업체를 포함한 전체 공급망으로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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