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차세대 전지 PCEC제작 혁신 기술 확보…성능 2배

기사등록 2025/12/04 13:47:24

이강택 교수팀, 증기 확산 공정으로 1500도 초고온 공정 한계 해결

기존 대비 수수 생산 1.5~2배 향상·500시간 안정성 확보

고성능 전력·수소 동시 생산 가능…국제학술지 표지논문 선정

[대전=뉴시스] 카이스트(KAIST)가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PCEC)를 기존보다 500도 낮은 온도에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a는 증기 확산 기반 공정 모식도, b는 전해질 표면 미세구조, c는 공정에 따른 전해질 내부 바륨 조성 비율, d는 기존 연구들과의 전력 생산 성능 비교도다.(사진=카이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PCEC)'를 낮은 온도에서 제작하면서도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확보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팀이 전자레인지 원리와 특정 화학성분의 특성을 활용한 '마이크로파+증기 제어기술'로 기존보다 500도 이상 낮은 온도에서 빠르고 단단하게 고성능 PCEC를 제작할 수 있는 신공정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전기와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PCEC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전지는 1500도의 초고온 제작 공정이라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PCEC의 핵심 재료인 전해질에는 바륨(Ba)이 포함돼 있다. 바륨은 1500도 이상 고온에서 쉽게 날아가 전지 성능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세라믹 전해질을 단단하게 굳힐 수 있는 기술이 요구돼 왔다.

이번에 카이스트 연구팀은 이를 해결키 위해 '증기 확산'(Vapor Phase Diffusion)이라는 새로운 열처리 방법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전지 옆에 특수 보조소재(증기 발생원)를 배치하고 여기에 마이크로파를 조사해 증기가 빠르게 확산되도록 한다.

연구팀은 "온도가 약 800도에 도달하면 보조소재에서 나온 증기가 전해질 쪽으로 이동해 세라믹 입자를 단단하게 결합시킨다"며 "이 기술 덕분에 기존 1500도가 필요했던 공정을 980도에서 완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전=뉴시스] (윗줄 왼쪽부터)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강예진 박사과정·김동연 박사, (아랫줄 왼쪽부터)이민철 석사과정, 오세은·장승수·김형근 박사과정.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통해 전해질 손상 없이 고성능 전기를 낮은 온도에서 만들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세라믹 전지 제작기술을 확보했다.

이 공정으로 제작된 전지는 600도에서 손톱만한 1㎠ 크기 전지가 2W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했고 600도에서 시간당 205㎖(작은 종이컵 1컵 정도의 양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소를 생성했다. 또 500시간 연속 사용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성을 유지했다.

KAIST 기계공학과 김동연 박사, 강예진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0월29일 표지(Inside front cover) 논문으로 실렸다.

이강택 교수는 "검증을 통해 제작 온도와 작동 온도가 크게 떨어졌고 성능은 2배로 높아졌으며 수명은 길어진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증기를 이용해 열처리 온도를 500도 이상 낮추면서도 고성능·고안정성 전지를 만든 세계 최초의 사례로 AI 시대의 전력 문제와 수소사회를 앞당길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