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계엄, 민주당의 만병통치약·치트키…국민의힘 사과해야"

기사등록 2025/12/04 11:23:58 최종수정 2025/12/04 12:50:25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03. kmn@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국민의힘의 계엄 정당화 논리가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계엄이라는 단어가 마치 민주당의 '만병통치약'이자 '치트키'처럼 정치적 논쟁을 잠재우고, 문제 해결을 한 번에 가져다주는 수단처럼 쓰이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책임 있는 태도로 사과하고 민주당의 폭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4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믿고 폭주하고 있다. (민주당이) 무엇을 하더라도 (국민이) 국민의힘에 마음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식의 잘못을 하더라도 국민의힘에서 윤어게인, 계몽령, 계엄이 정당했다는 식의 메시지 하나 나오면 모든 이슈가 그냥 끝나버린다"라며, "계엄이란 말, 이게 민주당의 만병통치약이자 치트키이자 뭐든 해도 좋은 면허증처럼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의힘에 계엄 정당화, 윤어게인, 계몽령은 이제 없어야 한다"며 "국민들이 오케이 할 때까지 사과하고 사과하고 사과해서 이 계엄의 바다를 건너고, 그래서 국민들이 원하는 민주당 폭주를 제어하고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1주년 메시지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면 계엄이 할 만하니까 한 거다. 계엄을 정당화한 것", "윤어게인, 계몽령 이런 걸 다시 꺼낸 것이다"라며 "잘못된 주장이다", "지금 그런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이 그렇게 정당했다면 계엄에 책임이 없다고 부하들에게 법정에서 그렇게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계엄이 정당했다면 이건 정당하니까 다 내 책임이다 이렇게 말해야 하는 것"이라며 "모순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내란사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 일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진압하는 것이다"라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내란이 진행 중이라는 게 무슨 소리냐", "지금 내란이 진행 중이라는 게 지금 정부를 전복하려고 누가 하고 있느냐. 그러면 나는 이재명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앞장서 싸우는데 그러면 나는 내란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왜 문제였나. 사회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초월해서, 초법적 권한을 동원해서 시민의 자유를 제한했기 때문이다"라며 "대통령이 말하는 것이 딱 그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건 윤석열 대통령이 했던 그 비상계엄의 불법과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내란을 진압하겠다는 말은 사실상 궤가 같다"고 평가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출마 계획에 대해선 "국민의힘과 보수가 계엄의 바다를 건너고 이재명 민주당 정권의 폭거를 제어할 수 있는 위치에 오게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직에 나가겠다는 것으로 한정 지을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런 걸 미리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장동혁 대표가 취임 100일 메시지로 "보수의 4번 타자가 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저는 운동장의 흙과 자갈을 고르겠다. 저희는 아직 계엄을 극복하지 못했다. 무엇이 되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