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사법시스템 무력화…종교단체 결탁"
"침묵과 은폐로 일관…진정한 참회도 거부"
"그동안 대민 법 밖에 존재해 왔다" 지적
金 "잘못한 게 맞지만 다툼의 여지 있어"
[서울=뉴시스] 장한지 홍연우 이소헌 기자 =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3일 오전 10시10분부터 오후 6시18분까지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여사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머리를 묶고 머리핀을 착용한 채 교도관 두 명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왔다. 검은색 코트에 흰색 마스크, 뿔테 안경도 착용했다.
재판부는 공개재판 제도와 국민의 알권리 등을 고려해 언론사의 법정 촬영을 공판 개시 전에 한해 허가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피고인신문에 한정해 재판중계를 신청했으나, 김 여사 측이 포괄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실질적 내용이 없다고 판단하고 재판의 중계를 불허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신문이 진행됐으나 김 여사가 증언 거부하면서 5분도 채 안 돼 종료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자본시장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 및 추징금 8억1000여만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000여만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 측은 "피고인은 그동안 대민 법 밖에 존재해왔고 법 위에 서 있었다"며 "십수년 전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이후 모든 범행들이 법대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은 예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피고인은 대민 사법시스템을 무력화시켰고 종교 단체와 결탁해 헌법상 정교 분리 원칙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 통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지금도 법이 본인이 자행한 불법의 방패막이 될 거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며 "본인만이 밝힐 수 있는 진실의 영역에 관해서는 철저히 침묵과 은폐를 일관하고 진술거부권에 숨어 어떠한 진정한 참회도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최후진술을 통해 헛웃음을 지으며 "저도 너무 억울한 점이 많지만… 제 역할과 제가 가진 어떤 자격에 비해서 너무 제가 잘못한 게 맞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하는 것처럼 다툴 여지는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어쨌든 국민들께 큰 심려 끼친 점은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 측 최지우 변호사는 결심 공판을 마치고 나오면 취재진에 "구형량만 보더라도 특검이 얼마나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한 것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수사 관련해서 김건희 여사가 사법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하는데 그 말은 검사들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되묻고 싶다. 그러면 지금 특검에 나온 도이치모터스 수사팀이었던 파견 검사들이 실제로 봐주기 수사를 했는지 한번 되묻고 싶다"며 "특검의 발언은 대한민국 검찰을 전체를 모독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내년 1월28일 오후 2시10분으로 지정했다. 특검팀이 지난 8월29일 김 여사를 구속기소한 지 약 5개월 만에 선고가 내려지는 것이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을 대는 전주(錢主)로서 권오수 전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거래 등 3700여 차례 매매 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본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아본 후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씨와 친분이 있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에게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명품을 받고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현안 실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특검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단순 투자자가 아닌 공범으로서 시세조종 범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증권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공정한 거래를 저해시킨 행위로 그 범행 자체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며 "피고인은 합계 8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얻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김 여사는 머리를 묶고 머리핀을 착용한 채 교도관 두 명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왔다. 검은색 코트에 흰색 마스크, 뿔테 안경도 착용했다.
재판부는 공개재판 제도와 국민의 알권리 등을 고려해 언론사의 법정 촬영을 공판 개시 전에 한해 허가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피고인신문에 한정해 재판중계를 신청했으나, 김 여사 측이 포괄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실질적 내용이 없다고 판단하고 재판의 중계를 불허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신문이 진행됐으나 김 여사가 증언 거부하면서 5분도 채 안 돼 종료됐다.
특검팀이 "2010년경 이정필을 만나 수익의 40%를 나눠주고 손실이 나면 보장받는 조건으로 16억원이 들어 있는 신한은행 계좌를 이정필에게 맡겼느냐"고 질문하자, 김 여사는 "죄송하다. 진술 거부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이정필은 2012년 신한은행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57만여주를 매입하고 10만주를 매도해 도합 47만주 12억1591만원 상당을 매수했는데 맞느냐"는 특검팀 질문에도 "진술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장이 "이 정도 하시죠"라며 "다 진술 거부하신다는데, 돌아가시죠"라고 하자, 김 여사는 재판장을 향해 인사한 뒤 피고인석으로 돌아갔다.
재판부는 지난 공판기일에 이날 증인신문을 모두 마치고 검찰의 최종 의견과 구형, 피고인 측 최종변론 및 최후진술 등 결심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또 다른 주포로 지목된 이모씨에 대한 증인신문 진행 여부에 따라 결심공판이 다음 기일로 미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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