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 주요 탐방로의 식생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기초 자료인 '한라산 방위·고도별 수목 분포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어리목탐방로(북서사면), 성판악탐방로(동사면), 관음사탐방로(북사면), 영실탐방로(남서사면), 돈내코탐방로(남사면) 등 5개 탐방로의 해발 700~1400m 구간 40개 조사구에 분포한 수목 87종, 1만5756그루의 정밀 위치 좌표와 흉고(가슴높이) 직경 자료를 수록했다. 개당 조사구는 가로 40m, 세로 40m이다.
탐방로별 나무 분포를 보면 돈내코탐방로가 5012그루로 가장 많았으며 수종으로는 서어나무가 900그루로 우점종을 차지했다. 영실탐방로 3608그루, 성판악탐방로 2536그루, 어리목탐방로 2443그루, 관음사탐방로 2157그루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30개 조사구에서 확인한 결과로는 나무 1만994그루 가운데 2.2%인 241그루가 말라 죽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흉고직경은 2㎝가량 커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보고서는 나무를 장기 관찰하며 수종 교체와 고사 확산, 재생 양상을 정밀 추적할 토대를 마련했다. 고도와 방위별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구간과 수종을 조기에 선별해 한라산 관리의 우선순위와 보전 전략을 세우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 자료는 앞으로 위성·드론·라이다(LiDAR) 데이터와 결합해 인공지능(AI) 학습용 표준자료로 활용한다"며 "한라산 전역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험 예측을 고도화하며, 산림자원량·탄소흡수량 등을 산출하는 데도 쓰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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