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 운임 고공행진에 해운주 질주…추가상승 여력은?

기사등록 2025/12/03 11:02:37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해운 관련주들이 쾌속 질주 중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팬오션 주가는 지난달 24일 3665원(종가기준)에서 지난 2일 4380원으로 6거래일간 19.5% 상승했다. 대한해운도 같은 기간 1709원에서 1930원으로 12.9% 올랐다.

연초 710선까지 밀렸던 BDI는 지난 2일 2600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운임 상승을 견인했다.

BDI가 2023년 12월 이후 2년만의 최고점을 기록하며 소외됐던 해운주들의 주가 반등 여력도 커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최민기 선임연구원은 "지난 2일 기준 BDI는 2600p로 연초 저점 대비 264% 상승했고, 1년 전과 비교해도 100% 높은 수준"이라며 "케이프선 시황 강세가 BDI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브라질·기니의 신규 철광석 프로젝트로 출하량이 늘고 있고, 기니에서는 보크사이트 수출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며 "브라질 기상 악화와 중국 항만 체선 심화도 케이프선 공급을 더 빠듯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운임 상승으로 국내 벌크선사의 단기 실적 눈높이가 상향되고 있다"며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12MF PBR)이 팬오션 0.4배, 대한해운 0.3배로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아직 역사적 하단"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BDI 상승폭에 비해 실적 개선 속도는 더딜 수 있음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벌크선사들은 장기 계약 비 중을 늘려 이익 안정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고, LNG운반선 등 비벌크 사업 비중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안도현 연구원은 "내년 벌크 물동량(톤마일) 증가율은 전년대비 2% 수준으로 대형선 위주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해운사들이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면 주가상승 흐름이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연구원은 "팬오션·대한해운 모두 코로나19 이후 BDI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과 벌크선 발주 감소가 맞물리면서 사내 유보 현금이 큰 폭 증가했다"며 "축적된 현금성 자산과 높아진 실적 안정성에도 저평가 상태인 것은 주주환원 확대 흐름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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