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이루트서 '15만 운집' 미사로 첫 해외순방 마무리

기사등록 2025/12/03 05:06:35 최종수정 2025/12/03 06:36:23

종파·정치 갑옷 벗고 화해와 연대 꿈 꾸자" 호소

항구 폭발 희생자 추모 및 정의 촉구

[베이루트=AP/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이 2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해안에서 약 15만 명의 신도들이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며 첫 해외 순방 일정을 공식 마무리했다.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 2025.12.03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레오 14세 교황이 2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해안에서 약 15만 명의 신도들이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며 첫 해외 순방 일정을 공식 마무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베이루트 항구 앞 해변에서 열린 야외 미사에서 레바논의 위기를 언급하며 화해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가난과 고통이 아름다운 레바논을 가리고 있다"면서도 "종파와 정치적 갑옷을 벗고 화해와 연대의 꿈을 다시 꾸자"고 강력히 호소했다. 이어 “서로를 형제자매로 인정하는 나라, 평화와 정의가 공존하는 레바논이 되기를 바란다”는 축복의 메시지를 전하며 신도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순방 마지막 날, 교황은 2020년 8월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폭발 현장을 직접 찾아 218명의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고, 유족 일부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폭발 사고 5년이 지나도록 단 한 명의 공직자도 유죄 판결을 받지 못해 정의를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교황은 "수많은 가족과 국가 전체가 갈망하는 진실과 정의에 대한 갈망을 공유한다"고 공감과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전날에는 베이루트 북쪽 브케르케에서 현지 청년 1만5000명과 만나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며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 미사를 끝으로 레바논 일정을 모두 마치고 로마 바티칸시티로 귀국했다.

레바논은 지난 2012년 교황 방문 이후 지속적인 정치·경제 위기에 시달려 왔으며, 2019년 대규모 경제 침체와 반정부 시위, 코로나19, 항만 폭발, 그리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13개월 전쟁까지 겪으며 극심한 혼란을 경험했다.

전쟁은 지난해 휴전됐으나,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무장 재개 움직임을 이유로 여전히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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