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용자 18만명…2년만 2배 증가·고령층 93%
내년 353개소 운영…병·의원 없는 지역 우선 지원
비대면 정신건강 상담·근골격계 진료 등 다각화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농촌 왕진버스'를 내년 112개 시·군, 353개소로 확대한다.
올해보다 21개 시·군, 89개소가 늘어난 규모로, 병·의원이 없는 읍·면 지역과 신규 참여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상지를 대폭 넓혀 의료 접근성 격차 해소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2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왕진버스 이용자 수는 18만 명으로, 도입 첫해인 2024년(9만1000명)과 비교할 때 약 2배 증가했다.
농촌 왕진버스 사업은 읍·면을 직접 찾아가 양·한방, 구강검진 및 검안, 근골격계 질환 진료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용자 중 약 60%가 여성, 40%가 남성으로 여성의 비율이 약간 높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93.5%로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그중 70~79세의 비율이 40.6%로 가장 높아 병원 방문이 어려운 고령 주민들에게 왕진버스가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 의료서비스 중 가장 많은 주민이 이용한 서비스는 양·한방 진료로, 총 6만7154명이 이용했다. 다음으로는 검안 및 돋보기(6만2712명), 치과 및 구강관리(3만4428명)가 뒤따랐다.
시력 저하, 구강건강이 일상생활 불편과 직결되는 만큼 관련 수요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도입된 근골격계 질환 진료도 74개소에서 1만6039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제공돼 이른바 '농부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 주민들의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부처 간 협업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의 '달리는 신문고' 사업과 왕진버스를 연계해 올해 10개 시·군에서 생활민원과 법률상담 서비스를 함께 제공했다. 이용 만족도가 높아 2026년에는 대상 지역을 20개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업인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함께 만드는 K-농정 협의체'에서도 왕진버스 확대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2026년 예산안을 46억7000만원으로, 2025년 대비 7억원 증액했으며 사업 대상 지역도 넓혔다.
내년 왕진버스 대상 지역은 지역 의료기관 접근성, 사업 참여 이력, 보건소 연계 여부, 지역 간 형평성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선정했다. 특히 읍·면 내에 병·의원이 없는 지역, 왕진버스 사업에 새롭게 참여하는 정선군, 울진군 등 21개 시군을 우선 선정했다.
또한 왕진버스와 지역 보건소 간 연계를 강화했다. 지방정부의 연계 참여 독려를 위해 대상 선정 기준에 보건소 연계 가점을 신설했으며 이에 따라 2026년에는 전체 지역 중 158개소에서 왕진버스 운영 시 지역 보건소가 참여하여 심뇌혈관질환 검진,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1인 고령가구 증가 등 농촌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응해 비대면 정신건강 상담서비스를 확대했다. 2025년 2개 시·군에서 시범 도입(2개 시·군, 경기 양평, 충북 청주)된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내년에는 10개 시·군, 22개소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민간 플랫폼(솔닥)과 협업해 제공하며 전문 상담사가 우울·불안·인지 검사를 진행하고 위험군으로 판단된 주민에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별도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박성우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촌 왕진버스는 의료 사각지대로 직접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농촌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지역을 방문하고 보건소 연계·비대면 상담서비스 등 제공 서비스를 다양화해 농촌 주민의 의료 복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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