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내년 2월 직영 정비센터 운영 종료
美·中은 딜러 주도 AS…직영 센터는 두지 않아
전시장 확대하고 판매·서비스 파트너십 구축
업계서도 해석 분분…중장기 전략 필요성 제기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이 직영 서비스센터 9곳을 폐쇄하고 협력센터 중심 체제로 전환하면서 상반된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비용 효율화를 앞세운 정상화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상징적 접점을 줄이는 결정이 국내 사업 축소의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GM이 전시장을 확대하며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움직임까지 병행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구조조정인지 전략 재편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복합 신호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내년 1월1일부터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 9곳 정비 접수를 중단하고, 2월 중순부터는 운영을 완전히 종료한다. 이후에는 전국 380여 개 협력 서비스센터 중심 체제로 전환한다.
이번 결정은 한국GM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수익성 개선 기조와도 맞닿아있다. 앞서 한국GM은 "적자 서비스센터 운영 합리화는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직영 정비센터 폐쇄…"韓 사업 축소" vs "정상화 조치"
가장 큰 우려는 직영 서비스센터 축소가 향후 추가 구조조정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직영센터는 제조사가 시장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적 접점인 만큼, 이를 줄이는 결정만으로도 '국내 사업 축소'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이번 조치가 곧 철수를 의미한다는 단정은 성급하다는 견해도 있다. GM은 미국·중국 등 대부분의 시장에서 딜러 주도의 애프터서비스(AS) 체계를 운영하며 직영 서비스센터를 두지 않고 있다. 글로벌 표준 운영 모델을 한국에도 적용했단 해석이다.
협력 서비스센터가 이미 전체 물량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회사 설명의 근거로 제시된다. 효율이 낮은 직영센터를 정리해 비용을 줄이고 네트워크를 재정비하는 '정상화 조치'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한국GM은 전시장을 확대하며 판매 채널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이 내년 초까지 전시장 3곳을 추가로 여는 계획은 브랜드 노출 확대와 시장 잔류 의지를 뒷받침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도 철수 가능성 두고 의견 분분
전문가들은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자체는 경영상 효율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왜 지금인가"라는 시점 문제를 짚으며, 이번 결정이 한국GM의 사업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라는 데 주목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한국GM의 수출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업장만큼 안정적으로 생산량을 뒷받침해줄 대안이 마땅치 않다"면서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철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시장 확대와 판매·서비스 파트너십 구축은 한국에서 지속 가능한 영업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GM이 잔류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평가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도 "한국GM이 철수설을 불식시키려면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과 국내 점유율 제고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을 내야 한다"며 중장기 전략 제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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