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tvN '퍼펙트 글로우'가 K뷰티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 라미란, 박민영과 함께 뉴욕 맨해튼에 뷰티숍 '단장'을 여는 과정을 담았는데, 올리브영과 협업해 K뷰티 힘을 증명했다.
박희연 CJ ENM 예능제작사업부장은 1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퍼펙트 글로우 뷰티 토크에서 "해외 촬영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갈 때마다 외국인이 '왜 이렇게 피부가 좋냐'고 물어봐서 '한국 스킨케어 제품을 쓰고 있다'고 했다. 요즘 K뷰티를 사랑하는 분들이 정말 많고 트렌드라서 실효성있게 콘텐츠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K뷰티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미국 현지에선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 지 궁금했다. 메인 연출자인 김상아 PD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름답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게 핵심이라고 했는데, 퍼펙트 글로우의 정체성이자 K뷰티 핵심"이라고 밝혔다.
"메이크오버를 할 때 K콘텐츠, K뷰티 관심이 높아진 걸 느낄 수 있었다. 단장 숍 안에 올리브영 트라이존이 있는데, 손님들과 동행인이 체험하는 건 물론이고 메이크오버를 마치고 K뷰티를 사랑하는 분들을 모셨다. '얼마나 오실까'라는 물음표가 있었지만, 하루 하루 지날수록 많은 분들이 왔다. 실제로 그 제품과 메이크업하는 방법을 알고, 서로 애교살 그리는 방법도 알려주더라. 퍼펙트 글로우를 통해 아직은 K뷰티를 잘 몰랐던 분들이 새롭게 알게 될 걸 생각하니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I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프랑스를 넘어 약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랐다. 지난해 tvN '눈물의 여왕'과 올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신드롬 여파로 K뷰티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올리브영 홍대점에서 팝업 스토어도 여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염지혜 CJ올리브영 브랜드전략유닛장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협업 이야기를 나눴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부분이 건강한 피부와 아름다움에 있어서 스킨케어를 꼭 넣었으면 했다. 피부결을 정돈해주는 게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들에게는 새롭게 메이크업 기술력 외에 스텝별로 다듬어주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올리브영 제품은 모두 일상에서 쓰고 있는데, 금손 선생님들과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 제품을 소개하는 마음으로 올리브영존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K뷰티가 뜬다, 매출과 수출액이 늘었다고 하지만 체감하기 어렵지 않느냐. (퍼펙트 글로우를 통해) 시청자들이 소위 '국뽕'을 느끼고, K뷰티가 얼마나 자리 잡고, 미국에서 사랑 받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올리브영은 유통 플랫폼이라서 함께 하는 브랜드들이 성장해 메가브랜드가 되는 게 존재 이유다. 이런 콘텐츠를 통해 소개하고 기뻐하는 자체가 굉장히 의미있다. 결국 본질은 하나다. 건강한 피부와 본연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게 본질인데, 이를 도와주는 제품력과 인프라가 있어서 K뷰티 미래를 밝게 본다."
퍼펙트 글로우는 총 10부작으로 1~4회 시청률 0.8~1.1%에 그쳤으나, 지난달 3주차 비드라마 콘텐츠 화제성 1위를 찍었고 누적 동영상 조회수 1억2000만뷰를 넘어섰다. 배우 주종혁과 헤어디자이너 차홍, 뷰티 크리에이터 포니, 레오제이도 힘을 실었다.
차홍은 "워낙 K뷰티가 큰 사랑을 받아서 기대가 컸지만, 미국은 전 세계인이 모여서 걱정도 많았다. '미디어 속 K뷰티 인기 온도와 같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다"면서 "처음에 갔을 때는 '멘붕' 상태였지만, 한국 미용실이니까 '가장 한국적인 게 뭘까' 생각했다. 우리는 공감하고 배려하지 않느냐. 조금 시간이 걸려도 섬세하게 고객을 포용했다. 한국만의 디테일함을 보고 감동을 느낀 것 같다. 초반엔 힘들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굉장히 많은 에피소드가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난 바빠서 드라마를 많이 못 챙겨보는데, 고객들이 드라마 캐릭터 등을 많이 물어보더라. 제품을 쓸 때 브랜드사를 알고 있고, 발음도 정확해 놀랐다. '한국 사람인가' 싶었는데, 대다수 한국에 방문한 적이 없는데 한국 제품을 쓰더라. 한국에서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이 머리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한국에서 유행하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기준점이 된다는 걸 느꼈다."
포니 역시 "제니, 리사, 선미 등 아이돌 뿐만 아니라 K드라마 속 배우 사진도 레퍼런스로 많이 보여줬다. 메이크업이 진한 게 아닌데, 특유의 분위기에 압도당해서 그렇게 해달라고 하더라. K뷰티 힘이 크구나 느꼈다"면서 "뉴욕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 받았고 자부심도 올라갔다. 생각보다 피부톤이 다양해 어려웠지만, 제품 두 세 가지를 믹스해 사용했다. 한국 제품은 텍스처, 컬러감 등이 한 제품군 안에서 다양해 글로벌화 됐을 때 더 다양한 사람을 만족시키고 K뷰티의 장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퍼펙트 글로우로 보는 K뷰티의 현주소와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K뷰티 트렌드' 공동저자인 서유현 박사는 K뷰티의 글로벌 인기 현상과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한국인처럼 되고 싶다'는 선망이 K뷰티 인기를 이끌고 있다. K뷰티 동력은 트렌드 대응력이다. 제품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한국 소비자의 덕후력도 한 몫 했다"며 "K뷰티는 성별, 국적 등을 넘어 '나를 케어한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K뷰티 성공은 K팝, K푸드 등 모든 산업이 함께 만든 생태계라고 볼 수 있다. 제조력을 넘어 소프트파워, 문화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콘텐츠의 힘이 K뷰티를 공고히할 수 있는 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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