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수장으로 1년…"힘든 것이 사실, 선수들 사고만 안 쳤으면"
'FA 신분'인 양현종, 계약 관련 질문에는 말 아껴
그러면서 계속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현종 회장은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5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처음으로 간담회를 가지고 직접 두 귀로 들으며 이야기해보니 훨씬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그는 "간담회에서 선수들이 의견을 많이 개진했고, KBO도 귀 기울여 주셨다. 내년에는 더욱 활발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12월 1일 열린 선수협 총회에서 제13대 회장으로 선출된 양 회장은 임기 1년 중 절반을 수행했다.
임기 도중 선수협과 KBO가 공식적으로 회의를 가지고 의견을 나눴다. 선수협이 창립한 이래 KBO와 공식 회의를 가진 것은 처음이었다.
양 회장은 "이전에 선수협이 결과를 받아들여야하는 입장이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이제 결론을 내기 전에 선수협과 상의도 한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의견이 잘 수용되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양 회장은 "한 번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선수들이 이전보다 강한 어조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통하는데 있어서 조금씩 개선되고,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시즌부터 도입되는 아시아 쿼터 제도에 선수들이 부정적인 분위기라는 것이 양 회장의 말이다.
양 회장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결정이 된 사안이다. 아시아 쿼터를 시행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은 KBO에 건의할 생각"이라며 "아시아 쿼터 시행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상식 종료 후 열리는 선수협 총회에서는 내년 시즌 달라지는 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양 회장은 "내년에 또 변화되는 규정이 있다고 들었다. 규정에 변화가 생기면 선수들도 적응이 힘들다. 이에 대해서 논의한다"며 "또 관중이 늘고, 입장 수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야구 외적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 한층 강하게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불러모은 프로야구지만, 선수 최저 연봉은 3000만원으로 남자프로농구, 남자 배구와 비교해 적다.
양 회장은 "최저 연봉에 대한 이야기를 매번 나누고 있다.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진 상황에서 처우가 좋아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매년 중요한 안건 중 하나"라고 전했다.
1년 동안 선수협 회장을 수행하면서 느낀 점을 묻자 양 회장은 "너무 힘들다.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만날 때 장난으로 '회장님'하는데 회장이라는 직책이 굉장히 무겁더라"고 토로했다.
"선수들이 사고만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한 양 회장은 "회장이 되기 전에 다른 팀 선수가 사고를 치면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았는데, 회장이 되니 다르더라. '어떻게 해야하나'하는 생각이 들고, 대처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털어놨다.
양 회장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멋있다고 생각해 팬들이 야구장을 더 많이 찾아주시는 것이다. 그런 만큼 한 번 더 생각하고, 조심히 행동했으면 좋겠다"며 "인기가 많아질수록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프로 선수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협 회장을 지내면서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됐다. 보완해야 할 점도 많았다"며 "처음이라 모르는 것이 많아 당황하기도 했지만, 내년에는 한층 슬기롭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수협회장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던 양 회장은 계약 관련 질문이 나오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2025시즌을 마친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다.
양 회장은 "개인적인 이야기는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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