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퍼리, 출시 2년만에 1·2차 급여 획득
기존 표준치료 대비 유의한 혜택 입증
"급여화로 조기 최적 치료 기회 확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자궁내막암은 국내 3대 부인암 중 환자 수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 '젬퍼리'의 1차 치료 보험급여 확대는 치료 패러다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 진전입니다."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일 한국GSK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제한적인 자궁내막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새로운 표준치료로 잡리잡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 같은 면역항암제는 암을 면역치료 하기 위해 개인의 면역체계를 사용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면역체계 작동 방식을 강화하고 변화시켜, 비정상 세포( 암세포)에 대한 공격력을 증가시킨다.
젬퍼리는 지난 2022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자궁내막암 성인 환자에 2차 이상 치료제(단독요법)로 허가받은 후 이듬해 12월 해당 적응증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하며 국내 출시했다. 이전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진행을 나타낸 dMMR(복구결함)·MSI-H(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 자궁내막암 환자에 대한 2차 이상 치료다.
이어 올해 10월 1차 치료제로도 쓸 수 있도록 급여 기준이 확대됐다. 새로 진단된 진행성·재발성 dMMR·MSI-H 자궁내막암 성인 환자에 화학요법(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체부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자궁체부암 발병률은 지난 2002년 여성 10만명당 39명에서 2022년 15.4명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2020년대 이후 3대 부인암(자궁경부암·난소암·자궁체부암) 중 매년 가장 많은 발생자수를 보인다.
이 병의 주요 증상으론 불규칙한 자궁·질의 출혈이 있다. 복부·골반 압박감, 악취 나거나 노란 빛의 액성 질 분비물 등도 있다. 위험요인은 에스트로겐 관련된 호르몬 요인, 유전, 비만, 당뇨, 면역 결핍 질환 등이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질 출혈 시 자궁내막암 진찰이 권고된다.
박 교수는 "자궁체부암은 2~6%를 차지하는 자궁육종을 제외하면 94~98%가 자궁내막암으로, 발병률이 지난 20년간 4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치료환경 개선이 시급했던 상황"이라며 "특히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의 1차 표준치료로 활용돼온 백금기반 화학요법은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이 3년 미만에 불과하는 등 미충족 수요가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젬퍼리 병용요법은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 모두에서 유의한 개선을 입증한 치료법으로, 환자 예후 개선과 치료 성과 향상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그간 경제적 이유로 치료제 선택 폭이 제한됐던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려 조기에 최적 치료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위험 환자군 및 3기·말기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 494명 대상 3상 임상(RUBY) 결과, 젬퍼리와 백금기반 화학요법 병용은 1차 표준치료인 백금기반 화확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생존율 개선을 입증했다.
고형암 반응평가기준에 따른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1차 평가지표로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군에서 젬퍼리 병용의 전체생존기간은 44.6개월로, 대조군(28.2개월) 대비 16.4개월 연장됐다. 환자의 사망위험은 대조군 대비 31% 감소했다. 투약 24개월 시점의 무진행생존율은 36.1%로, 대조군 18.1%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6% 줄였다.
1차 치료 급여 대상이 된 dMMR·MSI-H 환자군에서 젬퍼리 병용은 24개월 시점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대조군 보다 72% 줄였다. 무진행 생존율은 61.4%였다. 36개월 시점에 젬퍼리 병용은 환자의 사망위험을 대조군 대비 68% 줄였으며, 전체생존율은 78%로 나타나 대조군(46%)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박 교수는 "3년 이상 장기추적에도 불구하고 젬퍼리 병용이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을 감소시키며 임상적 혜택을 입증했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날 구나 라디거 한국GSK 대표이사는 "젬퍼리의 1차 치료 급여 확대는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동시에 치료 접근성을 한 단계 높이는 이정표"라며 "한국GSK는 국내 자궁내막암 치료 환경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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