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건설사, 사업 포기 선언…"정치권 정쟁에 심각한 타격"

기사등록 2025/12/01 11:51:29

한호건설 "보유한 세운4구역 토지 매각하기로"

"SH공사 통한 매각 여의치 않으면 일반에 매각"

"대장동 프레임 씌우고 악마화…묵과할 수 없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의 고층 건물 개발을 두고 서울시와 정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4구역의 모습. 2025.11.2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세운4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린 건설사가 황당하다며 차라리 땅을 매각하고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호건설은 1일 보도자료에서 "최근 종묘와 세운4구역 관련된 보존, 개발 논란과 일부 언론의 허위, 과장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한호건설은 종묘 보존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정쟁에 한호가 휩쓸려 회사의 명예와 사업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호건설은 세운4구역 사업이 지연되면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원순 시장 정책에 따라 사업시행인가를 완료했으나 2019년 박원순 시장이 노포(을지면옥) 보존을 위해 다시 한 번 세운지구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총 10년 동안 사업 추진이 지연 또는 중단돼 큰 사업 손실을 겪었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 들어서도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는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한호건설은 "서울시는 녹지 축 조성 정책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세운상가 매매계약서를 첨부해 사업시행인가 신청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등 인허가 과정에서 녹지 축 조성을 위한 무리한 요구를 당사에 강요했다"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무려 30개월이나 걸린 지난 2024년 8월에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며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면 시작조차 하지 말았을 것인데 라는 깊은 후회를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또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6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약 2배 상승했고 건설 환경(규제) 문제로 공사 기간도 대폭 늘어났으며 금리도 폭등했고, 당초 기부 채납률(10%수준)보다 2.5배나 많은 기부 채납률(25% 수준)을 부담하게 됐고 사업 용적률(인센티브)은 늘었지만 오히려 사업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할 당사는 최근 보도 내용을 접하고 참으로 황당하고 참담할 따름"이라며 "당사의 사업에 대장동 프레임을 씌우고 악마화하고 있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호건설은 세운4구역 토지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당사가 보유한 세운4구역 내 토지 950평(3135.8㎡)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한호건설은 12월 1일 세운4구역의 시행사인 SH공사에 한호건설 보유 토지를 매수해 줄 것을 공문으로 정식 요청했다. SH공사를 통한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반에 매각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4구역 토지매각을 계기로 부당 개발이익 등 그간의 터무니없는 보도로 촉발된 오해를 불식시키고 일개 부동산 개발회사인 한호건설이 더 이상 정치권의 정쟁의 중심에서 거론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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