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승부수…맞춤형 전략으로 1위 노린다

기사등록 2025/11/28 13:49:27

인도 車 시장, 승용차보다 2·3륜차 비중 높아

인구 밀도·기후로 컴팩트 SUV 선호 증가세

현대차, 크레타 판매 늘리고 생산능력 확대

'현지 맞춤형' 모델 개발로 점유율 1위 도전

[서울=뉴시스] 지난 1월2일(현지시각) 현대차 인도 법인이 출시한 중형 전기 SUV '크레타 EV'. (사진=현대차 인도법인 제공) 2025.0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인도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격전지로 부상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현지 맞춤형 차종 개발과 생산 능력 강화 등을 통해 점유율 1위를 향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와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인도 완성차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인도는 인구 14억5000여 명에 달하는 내수 기반과 연 6% 안팎의 경제 성장률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신흥 시장으로 분류된다.

◆세계 3위 시장 인도, 승용차 비중은 낮아
인도의 연간 신차 판매 규모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권에 올라 있다. 그러나 전체 신차 가운데 승용차 비중은 20%대 초반에 머물고 있으며, 2·3륜차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승용차 모델의 확장 여력이 큰 곳으로 평가된다.

최근 인도 시장에는 아시아와 유럽 완성차 브랜드가 진입을 확대하며 생산 투자와 신차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사실상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전략적 각축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도의 높은 도시 인구 밀도와 열악한 교통 인프라는 대형차보다는 실용성이 높은 컴팩트카와 스포츠실용차(SUV)이 시장 주류로 자리 잡는 배경이 되고 있다.

여기에 여름철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고온과 몬순기의 집중호우 등 기후 조건이 맞물리며 냉방 성능과 침수 대응력, 높은 지상고를 갖춘 모델에 대한 선호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현대차·기아는 인도 내 입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 2025 행사에 전시된 3륜 EV(E3W) 콘셉트 모습. (사진=현대차·기아 제공) 2025.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 생산능력 늘리고 맞춤 모델 개발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올해 1~10월 현대차·기아의 인도 시장 합산 점유율은 약 19%로 인도 완성차 업체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HMIL)의 같은 기간 판매량(수출 포함)은 63만2864대로, 주력 SUV 크레타는 판매 20만 대에 근접하며 브랜드 성장을 이끄는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생산 기반도 크게 확충된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 제너럴모터스(GM) 인도법인으로부터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을 올해부터 본격 가동하면서, 인도 내 총 연간 생산능력을 110만 대 규모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SUV 중심 제품 전략과 현지 맞춤형 모델 개발, 가격 경쟁력 강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통해 현재 약 40%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루티 스즈키와의 격차를 좁히며 점유율 1위 도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나아가 인도 시장을 글로벌 미래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지속적인 현지화 전략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인도 내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인도 전략은 단순한 점유율 경쟁을 넘어 현지 생태계 선점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인도 특유의 이동 수요를 반영한 3륜차(E3W) 개발 의지를 내비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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