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 로비 의혹 수사받던 중 휴대전화 파손
[서울=뉴시스] 이종희 이주영 기자 =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한강공원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측근 차모씨를 약식기소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 전 대표와 차씨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에 해당하는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약식명령은 재판 없이 벌금·과태료 등을 처분하는 절차다. 약식명령을 받은 당사자는 불복할 경우 약식명령문을 송달받고 일주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해병대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 피의자로 적시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에게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15일 특검팀은 이 전 대표와 차씨와 한강공원에서 휴대전화를 연기가 나도록 밟는 등 증거를 인멸하는 현장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에 나섰다. 해당 휴대전화는 이 전 대표가 특검이 압수해 간 휴대전화 이전에 사용하던 것이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과거 통화 내역 등이 증거로 수집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파손된 휴대전화를 포렌식 작업을 통해 복구하고자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이 전 대표는 임 전 사단장과 친분이 있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멤버인 송호종씨에게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받고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임 전 사단장과 만난 적이 없고 구명 부탁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와 차씨는 정식 재판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다음 주 법원에 정식 재판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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