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동효정 김민성 기자 = 롯데그룹이 오늘(26일)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대부분의 사업 분야에서 수장 교체 등 초고강도 쇄신을 이어갈 예정이다.

HQ 제도를 폐지하면서, 기존 부회장단도 대부분 용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유력해 빠른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11월25일 자 [단독] 롯데그룹, 내일 정기 임원인사 단행…당초 계획보다 이사회 앞당겨 참조)

2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내 계열사들은 이날 오전부터 이사회를 개최한다.

통상 롯데그룹은 매해 연말이 되면 지주사를 포함해 각 계열사별로 잇따라 이사회를 연 뒤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왔다.

당초 롯데그룹은 27일에 이사회를 열고 12월 1일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계획이었으나, 하루 서둘러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내외 경영 상황 악화 등으로 비상 경영 기조가 지속하고 있는 만큼, 그룹의 빠른 변화와 혁신 의지가 높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롯데가 그룹 수뇌부부터 주요 계열사까지 강력한 초고강도 혁신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그룹 모태' 롯데웰푸드와 롯데건설, 유통군HQ(롯데쇼핑) 등의 계열사 수뇌부 인사와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기존 롯데 부회장단은 사실상 대부분 용퇴하고, HQ 제도도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롯데웰푸드의 새 사령탑 후보로는 지난 7월 영입된 서정호 혁신추진단장(부사장)이 물망에 오른다.

서 단장의 영입과 함께 신설된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은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왔다.

서 단장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해 삼성코닝정밀소재 기획그룹을 거쳐, 두산에서 전략기획·신사업 개발·M&A(인수합병) 등을 이끌었다. 이후 두산솔루스 최고운영책임자(COO), 한국앤컴퍼니 부사장 등을 역임한 '전략통'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차기 CEO 후보군으로는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 사장 등이 거론된다.

고 사장은 롯데건설에서 △특수사업·개발(1995년) △전략기획부문장(2010년) △경영지원본부장(2017년) △주택사업본부장(2019년)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해 구원투수로 적임자라는 평이다.

외부 영입 됐던 롯데쇼핑의 김상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롯데백화점(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정준호 대표의 경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용퇴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온(롯데ON)을 맡고 있는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는 추대식 상무(전략기획부문장)가 전무로 승진하며 대표를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혁신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전체 임원 규모를 전년 말 대비 13% 줄였고, 최고경영자(CEO)도 36%(21명)를 교체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7월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한 '마라톤 사장단회의(VCM)'에서 경영 환경 극복을 위한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역설했다.

신 회장은 "급변하고 있는 시대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며 "미래 예측에 기반한 전략 수립과 신속한 실행력을 확보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적 고전을 겪은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은 지난 인사에서 이영준 총괄대표 사장을 신규 선임했는데, 올 3분기 적자폭을 줄였으나 아직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평이다.

유통·식품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인적 쇄신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편의점 계열사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롯데칠성음료·롯데웰푸드·롯데멤버스 등은 창립 후 처음으로 올해 희망 퇴직을 단행했다.

다만 글로벌 사업 확대 성과와 호실적을 보이고 있는 롯데GRS(롯데리아)의 차우철 대표는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 이동해 그룹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높다. 이럴 경우 롯데GRS의 새 대표는 내부 발탁 승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 재계에서 젊은 오너가 3~4세들의 고속 승진이 잇따르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은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부사장)은 최근 3년간 연속 승진해왔다. 때문에 신 부사장이 또다시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장악력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노준형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사장도 지주사는 물론 그룹 내에서 대표적으로 총괄하는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내 유통 업계 대기업인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이미 작년보다 한 달 빨리 선제적으로 각각 올해 9월26일, 10월17일 CEO 교체를 포함한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쇄신에 속도를 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예년과 비슷한 시기인 10월 30일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부분 유임 시키며 경영 안정성에 방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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