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방향"…위기 넘어 더 강해졌다[토요타, 생존의 기술①]

기사등록 2025/11/22 09:00:00

토요타, 美 관세 충격에도 매출·영업이익 선방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주요 시장서 성장세

'엔지니어 출신' 사토 코지 사장 리더십 주목

과도한 확장보다 안정에 무게 두며 리스크 분산

[서울=뉴시스] 주요 자동차 업계 실적 비교.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미국발 관세 여파로 올해 글로벌 완성차들 실적이 일제히 악화된 가운데, 토요타는 안정적인 실적 선방을 보여 존재감을 드러냈다.

위기 국면에서도 생산과 전략의 균형을 강조한 사토 코지 토요타 자동차 사장의 리더십이 위기를 극복하는 엑셀레이터가 됐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글로벌 완성차 빅3 실적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토요타는 관세 충격 속에서도 차별화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는 미국 관세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누적되며 영업이익이 20% 넘게 감소했다. 폭스바겐도 중국 사업 부진과 포르쉐 전동화 전략 재조정에 따른 추가 비용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반면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 중심으로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보이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가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해,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사토 코지 토요타 자동차 사장이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2025'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토요타 자동차 제공) photo@newsis.com
이 배경에는 사토 사장의 위기 대응 리더십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토 사장은 1992년 토요타 자동차에 입사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렉서스 플래그십 쿠페 LC500 개발을 총괄하며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2020년부터는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을 맡아 경영 일선에 본격 나섰다.

그는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의 신임 아래 2023년 토요타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무형 리더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토 사장은 취임 이후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하며 과도한 확장보다 생산 효율과 품질, 공급망 안정에 무게를 두는 경영 기조를 내세웠다.

자국 내 생산과 지역별 수요에 맞춘 유연한 운영 전략을 통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의 리더십은 위기 국면에서 더 두드러졌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과 투명한 소통을 중시하며 냉정한 판단을 유지했다. 이런 리더십이 토요타를 안정적인 궤도 위에 올려놓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의 위기 대응은 불확실성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 방향을 잘 보여준다"며 "속도보다 균형을 중시한 접근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참고할 사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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