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증류 택한 혁신…장수 위스키의 생산 방식
발아 보리와 미발아 보리 함께 쓰는 배합 택해
음악으로 시대와 소통하는 문화 마케팅의 상징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1780년 아일랜드 더블린의 소규모 증류소에서 시작된 위스키가 2025년 대한민국 MZ세대 중심의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제임슨 위스키는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에 맞춰 변화를 꾀하며 3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제임슨의 역사는 1700년대 스코틀랜드의 변호사였던 존 제임슨이 아일랜드로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1780년 더블린에 보우 스트리트 증류소를 세운 그는 증류 방식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삼중 증류법'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위스키를 세 번 증류해 더 부드럽고 균형 잡힌 풍미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두 번 증류에 그쳤던 스카치 위스키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또 제임슨은 높은 맥아세를 피하는 동시에 풍미를 유지하기 위해 발아 보리와 미발아 보리를 함께 쓰는 배합 방식을 택했다.
이 독특한 조합은 제임슨 특유의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만드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1891년 존 제임슨 4세가 존 제임슨 앤 선 리미티드(John Jameson & Son Limited)를 설립하며 법인을 출범시켰고, 1901년에는 왕실 위스키 인증서(Royal Warrant)를 획득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였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제임슨은 20세기 초에 들어선 후 시련의 시기를 맞았다.
미국 금주법, 세계대전, 아일랜드 독립운동 등의 정치·사회적 격변 속에서 주류 시장이 위축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임슨은 1966년 다른 증류소와 손잡고 아일랜드 디스틸러스 그룹(Irish Distillers Limited)을 출범시키며 부활의 기회를 잡았다.
이후 생산력을 강화하기 위해 1975년 미들턴 증류소로 거점을 옮겼고 더블린에서 생산하는 제임슨 위스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날 전 세계인이 즐기는 제임슨 위스키의 모든 원액은 미들턴 증류소에서 생산한다.
미들턴 증류소는 올해 설립 200주년과 동시에 샌프란시스코 월드 스피리츠 대회에서 총 41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고 증류소로 공식 선정됐다. 200년간 이어온 장인 정신과 품질에 대한 헌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실이라는 평가다.
세기를 넘긴 역사는 자연스럽게 제임슨만의 생산 철학과 원칙을 만들었다. 그 중심에 자리한 것이 바로 '3'이라는 숫자다.
아일랜드 위스키 고유의 3회 증류 방식과 최소 3년 오크통 숙성은 제임슨 특유의 부드러움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특히 버번 배럴 캐스크와 셰리 벗 캐스크에서 최소 3년간 숙성되며 견과류와 바닐라 향이 어우러진 깊은 풍미가 완성된다.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제품은 제임슨 오리지널과 프리미엄 라인 제임슨 블랙배럴이다.
제임슨 오리지널이 달콤한 건과일 향을 중심으로 부드럽게 펼쳐지는 반면 블랙배럴은 버터스카치와 토피넛 캐러멜 향이 진하게 드러난다.
해마다 엄선한 곡물 위스키 원액을 두 번 탄화한 배럴에 다시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특징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부드러움으로 '입문 위스키'로 불리는 제임슨은 온더락과 하이볼로 특히 사랑받으며 한국 논스카치 위스키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제임슨의 문화 마케팅 전략이다.
부드러움과 관계(Smooth and Connection)를 모토로 내세운 제임슨은 음악을 브랜드의 핵심 접점으로 삼고 있다.
위스키에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는 제임슨의 브랜드 철학은 음악과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낳았다.
2023년, 제임슨은 MZ세대 감성의 아티스트와 함께 '너의 세상을 넓혀봐'(Widen The Circle) 캠페인을 진행하며 음악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뮤지션 앤더슨 팩과 함께 디스틸드 사운즈(Distilled Sounds)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장르를 넘나드는 뮤지션들이 모여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임슨은 주류 브랜드에서 문화 브랜드로 확장됐다.
국내에서도 제임슨의 독창적 행보는 이어졌다.
지난해 제임슨은 아티스트 겸 프로듀서 지코를 아시아 앰버서더로 선정해 '부드럽게 통하는 우리, Must be a Jameson'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이어 제임슨 디스틸드 사운즈 스테이지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국내 최초로 위스키 브랜드 단독으로 열린 이 음악 행사에는 약 1300명이 참여하며 제임슨의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미겔 파스칼 페르노리카 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300여년 간 제임슨은 변함없는 품질과 소비자 경험의 혁신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왔다"며 "우리는 제임슨 특유의 부드러움과 위스키와 음악을 통해 세대를 연결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문화적 혁신을 통해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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