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이재명·한동훈·우원식 간첩은 아니지 않느냐"

기사등록 2025/11/20 16:17:01 최종수정 2025/11/20 16:30:24

尹 "방첩사 역량 강화 차원 지시"

홍장원 "누굴 잡아들이라는 거냐"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처) 2025.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일 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싹 다 잡아들여라'라고 한 지시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방첩사 역량 강화 차원에서 지시한 것이라는 취지로 직접 신문에 나섰으나, 홍 전 차장은 '싹 다 잡아들여라'라는 지시의 대상이 누구인지 계속 반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0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1심 속행공판을 열었다. 이날은 홍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홍 전 차장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일 밤 10시50분께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담화문 봤느냐" "싹 다 잡아들여라" "방첩사를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모두 도와라" 등을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내린 지시가 비상계엄 실행을 위한 명령이 아니었으며, 평소 국정원의 방첩 역량 강화를 위한 통상적인 협조 지시였다는 취지로 직접 신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찰보다는 방첩사가 소위 말하는 간첩 수사에 노하우라든가 DNA가 더 있어 경찰보다 잘하니 경찰에만 (정보를) 주려는 게 아니라 방첩사에도 줘라, 이런 얘기 저한테 못 들었느냐"며 "이것이 3종 세트(자금·인력·정보)다"라고 질문했다.

홍 전 차장은 "그 시간에 피고인은 방첩사령관과 특전사령관 등 기타 많은 사람과 통화했지 않느냐"며 "계엄을 앞두고 여럿과 통화한 건데 저는 처음으로 대통령에게서 전화 받아서 처음으로 대통령에게 지시 받았는데, 여러 지휘관과 통화한 대통령보다 대통령에게만 전화 받은 제 기억력이 정확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간첩 중에 간첩이 반국가단체 아니냐"며 "대공수사권, 전문 인력, 국정원의 특활비, 예산, 이 단어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단어가 무엇이냐. 그것이 바로 간첩이고 그것이 바로 대공수사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홍 전 차장은 "그럼 싹 다 잡아들이라고 하는데 누구를 잡아들이라고 하는 것인지…"라고 질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방첩사 지원해주는 일에 대해서 컨트롤타워로서 국정원이 확실하게 지원해줘야 한다는 얘기일 거라는 생각을 못했느냐"며 "증인이 국정원 안에서 들어온 대통령의 관심사인 방첩사 역량 강화와 같은 차원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간첩이란 말도 안 썼고 반국가단체도 안 썼는데 그럼 누구를 잡아들이라는 거냐"고 다시 질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반국가단체라는 게 대공수사 대상이 되는 간첩이나 수사대상인 사람을 말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홍 전 차장은 "(22시) 53분 통화 끝난 다음에 23시 06분경에 여인형이 체포조 명단을 불러주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이 반국가세력이나 간첩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신문을 마무리하고, 변호인단이 홍 전 차장을 상대로 한 반대신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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