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인천시, 양묘장을 학교용지로 부당 결정…개발사업자만 특혜"

기사등록 2025/11/20 10:00:00

학교신설 등 추진실태 감사보고서 공개

안양시, '교실 리모델링' 기부채납 오인…부담금 51억 면제해줘

[서울=뉴시스]감사원 자료사진. 2025.11.20.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안양시가 교실 리모델링 공사를 기부채납으로 오인해 50억원이 넘는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해준 사실이 감사로 드러났다. 인천시는 학교 용지로 부적합한 양묘장 일대에 학교 신설을 부당 승인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교실 증축비용 등을 대신 부담한 사실도 감사원의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학교신설 등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도 수도권은 인구유입, 개발사업으로 학교 수요가 증가해 교육환경 악화, 학생 불편 관련 민원 등이 증가하자, 수도권 개발사업으로 인한 학교 신설 과정에 중점을 두고 학교 신설에 필요한 학교용지 확보, 학교용지부담금의 적정 부과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인천시 도시계획시설 인허가 담당자 등은 통학하기 어려운 부지를 학교용지로 부당 결정해 개발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학교설립은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는 공원 일부에 공동주택(1665세대)을 건설하는 '도시공원 개발행위 특례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부지(비공원 부지)에 학교를 배치할 경우 사업수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업부지 밖(공원부지) 양묘장 일원을 학교용지로 결정했다.

인천시교육청은 통학 거리와 안전 문제를 들어 공원부지 내 양묘장 일원을 학교용지로 쓰는 것을 반대했지만, 인천시는 교육청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묘장 일원을 학교설립 예정지로 확정·고시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양묘장 일원은 '학교 위치 및 통학로 부적정'으로 학교설립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과를 인천교육청에 통보, 학교 설립을 불허했다. 결과적으로 사업자는 개발이익을 얻은 반면, 학생들은 기존 학교로 원거리 통학해야 하는 등 교육환경이 악화됐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서울 서초교육지원청은 2020년 1월 서초구청과 모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 사업(변경)계획 승인에 관한 협의 과정에서 학생 증가에 따른 잠원초등학교 교실 증축 비용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의 조건을 제시했고, 서초구청은 이 조건을 반영한 사업(변경)계획을 승인했다.

서초교육지원청은 잠원초 8개 교실 증축을 요구했으나 주택재건축사업자는 협의를 거부하다가 학교용지부담금(17억1000만원)만 납부했다. 그 후 서초교육지원청은 사업자와 서초구청에 승인조건인 증축을 재차 요구했지만 협의가 난항을 겪자, 주택재건축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교실 증축비용(잠원초 8실·45억원)과 증축 지연으로 인한 모듈러 교실 설치비용(반원초 분산배치용·12억원)을 교육청 예산으로 부담했다.

안양교육지원청은 재개발사업자와 호계초등학교 리모델링 협약을 체결했으나 교실 리모델링(사업비 2억원)은 기부채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통보받고도 학교용지부담금 면제 권한을 가진 안양시에 개발사업자가 리모델링 기부채납을 이행완료한 것으로 '리모델링 기부채납 확정' 공문을 송부했다.

안양시는 공문에 사업내용이 '교실 실전환'으로 기재돼 기부채납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학교용지부담금 총 51억원을 면제 처분했다. 안양시는 마찬가지로 호원초등학교 교실 리모델링 공사(사업비 4억원)가 기부채납 대상이 아닌데도 안양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공문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학교용지부담금 면제 대상으로 오인, 재개발사업자에게 8억원을 뒤늦게 지난달에 부과한 사실이 감사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개인 비위에 대해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했고, 학교용지부담금 징수 및 사후관리가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업무를 철저히 수행하도록 하는 한편,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