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 포기' 관여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임명…검찰 뒤숭숭

기사등록 2025/11/19 16:54:14 최종수정 2025/11/19 18:02:23

친윤 검사 물러난 자리에 친이 검사 배치

검찰 내부 "대놓고 우리 편 챙긴 느낌"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검찰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5.11.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박철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서울중앙지검장이 항소 포기에 집단 반발한 검찰 내부를 안정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법무부는 오는 21일자로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5명에 관한 인사를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대검 반부패부장에 주민철 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2단부장, 서울고검 차장에 정용환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임명됐다. 이정현·고경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각각 수원고검장과 광주고검장이 됐다.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전보 인사가 난 사실이 알려지며 검찰 내부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 정진우 전 중앙지검장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 전국 최대 검찰청의 수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면서 박 지검장이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장동 사건 항소 시한이었던 지난 7일 항소장 제출만 남겨둔 시점에서 별도의 설명 없이 검찰 지휘부가 항소를 막아 수사와 공판을 담당한 검사들을 시작으로 검찰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노 전 대행과 정 전 지검장은 논란 발생 후 각각 하루와 5일만에 직을 떠났다.

박 지검장은 중앙지검으로부터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보고를 받는 주무 부서를 이끌었는데, 항소 포기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한 대표적인 '친윤' 검사인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박 부장이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재검토를 하라며 항소를 불허했다고 주장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중앙지검장으로 박 부장이 임명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놓고 우리 편을 챙긴 것 같은 느낌이라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게시된 검사 선서가 보이고 있다. 2025.11.19. 20hwan@newsis.com

박 지검장과 함께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검사들 대부분이 검찰 개혁 기치를 든 현 정권과 비슷한 기조를 가졌다는 내부 평가도 나온다. 이에 집단 반발을 주도했던 친윤 검사들이 대거 물갈이 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서 한직을 돌다 이번 정부 들어 요직으로 복귀한 박 지검장은 김건희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넘기는 사건들의 최종 처분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다. 김건희 특검법은 수사기간 만료일로부터 3일 내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넘겨야 한다고 규정한다.

주 부장과 정 부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각각 법무부 검찰과장과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등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이 위원은 '채널A'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검찰총장이던 윤 전 대통령과 대립한 인물이다. '친문' 성향으로 알려진 고 위원도 문 정부 때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관한 설명을 요구한 검사장들을 두고 후속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법무부는 항소 포기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는 데 동참한 검사장 18명은 대부분 친윤 검사여서 정부가 인사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어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에 보내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안팎이 혼란스러운 상황인 점을 고려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한 만큼 당장 추가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는 "후속 인사가 조만간 있을지는 예측이 안 된다"면서도 "일단 급한 인사를 먼저 하고 나머지는 좀 두고 볼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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