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스리랑카를 홀로 여행하던 외국인 여성이 현지 남성에게 성관계 요구, 음란행위 등 성희롱을 당한 영상이 퍼지며 공분을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인도 매체 NDTV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경찰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논란이 된 영상 속 남성 A(23)씨를 이날 긴급 체포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달 25일 발생한 것으로, 최근 피해 여성이 자신의 SNS에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피해 여성 B씨는 뉴질랜드 국적의 여행자로 직접 오토릭샤(샴륜차)를 몰며 스리랑카 곳곳을 누비던 중 A씨가 자신에게 집요하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실제 영상에서도 B씨가 잠시 정차해 음료를 사려 하자 A씨가 도로에서 자연스럽게 말을 걸며 따라오는 모습이 담겼다. 스리랑카 국기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미소짓던 그는 이내 B씨의 숙소 위치를 물은 뒤 "성관계를 하지 않겠느냐"는 요구까지 했다.
B씨가 거절하자, 갑자기 바지를 내려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한 채 음란행위를 하는 A씨의 모습도 포착됐다.
B씨는 후속 영상에서 "여행을 망치고 싶진 않지만 자신감을 잃은 건 사실"이라며 "혼자 여행하는 여성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점이 가장 속상하다"라고 토로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스리랑카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일부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국가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서구에서 존중받던 스리랑카가 이제 우리가 무시하던 인도와 같은 대우를 받게 됐다", "'공개적으로 엄벌해야 한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백인 여성' 피해라 주목받았지만 스리랑카 여성들은 일상적으로 겪는 성희롱·성추행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현지 여성들에게 대중교통에서의 성희롱과 추행은 흔한 일"이라며 "백인 여성이라 화제가 됐을 뿐, 갈색 피부의 소녀들과 여성들에게는 일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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