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입장 내어 "화장품 선물 받은 후 답례 성격"
특검과 금거북이 건넨 시점 차이…李측 "22년 3월"
[서울=뉴시스]김정현 오정우 홍연우 기자 = 김건희 여사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으로 특별검사팀 조사를 받았던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측이 지난 2022년 3월 말 답례 및 당선 축하 의미로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전 위원장 측은 김 여사가 앞서 비슷한 가격대의 화장품을 선물해 온 데 대한 답례 성격이었다며 적격성 검토서를 전달하는 등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단은 17일 오후 언론에 입장을 내 "2021년 12월 내지 2022년 1월께 김 여사로부터 시가 100만원대의 화장품 세트를 선물 받아 2022년 3월 하순경 그에 대한 답례 및 당선 축하 의미로 유사한 가격대의 선물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앞선 특검 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해당 화장품 매장에 배송내역 확인을 요청했지만, 매장 측이 주문자의 성명과 연락처 등 인적사항 없이는 조회해 줄 수 없다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특검에 김 여사가 화장품을 선물했다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이 전 위원장 측 설명이다.
이 전 위원장 측은 "그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어떤 청탁이나 적격성 검토서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금거북이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당선 축하 카드를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금거북이의 시가는 190만원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당선 축하 선물로서 2022년 3월에 금거북이 등을 건넸다는 입장인 것과 달리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4월에 인사 청탁의 의도를 갖고 금거북이를 건넸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2022년 4월 12일 이 전 위원장이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인 정모씨와 함께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김 여사를 만나 인사 관련 자료를 건넸고, 같은 달 26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재차 세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금거북이가 건네진 것으로 본다.
또 특검은 그해 6월 이 전 위원장이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기술한 '적격성 검토서'를 김 여사에게 건넸다고 의심한다. 비슷한 시기였던 같은 달 3일 이 전 위원장이 이사장을 맡던 한지살리기재단을 통해 김 여사에게 50만원 상당의 '세한도' 복제품 액자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2022년 6월 10일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인 고(故)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그 즈음 초대 국교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2022년 9월 22일 이 전 위원장은 한지살리기재단을 통해 김 여사에게 한지 복주머니 액자(21만원 상당)도 전달한 것으로 특검은 판단한다. 당일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위원장을 초대 국교위원장에 지명했고, 이로부터 닷새 뒤 국교위가 출범하면서 정식으로 취임했다.
반면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입장처럼 선물은 청탁의 의도에서 건네진 게 아니며, 내정 사실도 당시 국교위 설립준비단을 운영하던 교육부 고위급에게서 2022년 8월에 연락을 받자 알게 됐다는 입장이다. 또 그해 6월에 장 의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으나 국교위 신설에 따라 적합한 위원들을 추천해 달라는 취지의 연락이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비서에게 국교위 내 PC 자료 삭제 등을 지시한 정황을 포착해 그를 상대로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할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friend@newsis.com, hong1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