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일본 킬러'로 성장한 정우주 "내 공에 확신 생겼다"

기사등록 2025/11/17 19:41:08

일본과의 평가전 2차전서 3이닝 무실점 4K 호투

"2회 초 무사 1, 2루 위기 당시 이 악물고 던져"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야구 국가대표팀 정우주가 17일 오후 일본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를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1.17.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흔들림 없는 피칭을 선보인 정우주(한화 이글스)가 대표팀의 '막내'를 넘어 '차세대 일본 킬러'로 급부상했다. 쏟아지는 호평 속에서 그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내심 뿌듯함을 드러냈다.

일본 원정 2연전을 마치고 17일 대표팀과 함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우주는 입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일본으로) 출국할 때부터 2차전 선발 등판 이야기를 들었고, 그때부터 계속 긴장했다"며 "도쿄돔 규모도 크고 관중도 많아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지만, 한국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정우주는 지난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 정우주의 투구는 단연 돋보였다. 한국의 젊은 투수진이 일본과의 1·2차전에서 총 23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제구 난조를 겪었지만, 정우주는 흔들림 없는 제구와 공격적인 투구로 일본 타선을 잠재웠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야구 국가대표팀 정우주가 17일 오후 일본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를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1.17. dahora83@newsis.com

특히 2회 만들어진 무사 1, 2루 위기에서의 피칭이 일품이었다.

2회초 선두타자 마키 슈고에게 볼넷을 내준 정우주는 니시카와 미쇼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2루 송구 과정에서 악송구를 범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기시다 유키노리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까지 몰렸으나 후속 사사키 다이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 한숨을 돌렸고, 뒤이어 이시가미 다이키까지 삼진으로 솎아 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정우주는 해당 장면을 떠올리며 "내가 만든 위기라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이닝을 무실점으로 넘기면 흐름이 우리 쪽으로 올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평소엔 몸쪽 슬라이더 (제구가) 잘 안됐는데, 그 순간엔 나도 모르게 그 코스로 던지더라. 성장한 느낌이었다"고 웃어 보였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2차전 경기, 한국 투수 정우주가 체코 6회말 공격 때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2025.11.09. xconfind@newsis.com

정우주는 경기 내내 침착하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했지만, 일본전에서 최상의 피칭을 마친 후에는 밝은 미소를 숨지지 않았다.

그는 "원래 감정 표현을 많이 안 하는데, 일본과의 경기가 다 끝난 후에는 기쁜 마음이 얼굴에 다 드러났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차세대 일본 킬러'라는 수식어에 대해선 "이제 막 국가대표가 된 나에게는 과분한 말"이라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그래도 내 공이 국제무대에서도 통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앞으로 대표팀에 꾸준히 뽑히는 게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정우주는 데뷔 첫해부터 굵직한 무대를 모두 경험하며 누구보다 값진 1년을 보냈다. 소속팀 한화에서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활약해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고, 국가대표로 발탁돼 한일전 선발 등판까지 소화했다.

그는 "한 해 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인상 깊은 시즌은 다시 없을 것 같다"며 "이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더 명확해졌다.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야 할지 깨달은 만큼 더 성장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2차전 경기, 한국 투수 정우주가 체코 5회말 공격 2사 주자 1, 3루서 김서현에 이어 구원 등판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11.09. xconfi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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